
1. 전통의 반찬들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한다
한국인의 식탁은 반찬 중심이다. 국이나 찌개 외에도 최소 서너 가지 반찬이 기본처럼 제공되고, 이러한 식습관은 균형 잡힌 영양 공급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매일 먹는 이 반찬들 중 일부는 장기적으로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고혈압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의 관점에서 보면, 문제는 단순히 염분의 과다 섭취가 아니다.
반찬의 조리 방식, 발효 정도, 사용된 재료들의 조합까지 고려했을 때, 그 어떤 음식보다도 더 조심해야 할 요소가 숨어 있다. 우리가 ‘국민 반찬’이라 불리는 음식들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섭취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그 위험성은 결코 작지 않다. 지금부터 소개할 네 가지 반찬은 건강에 좋다고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혈압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 상극의 식품들이다.

2. 멸치볶음 – 칼슘보다 나트륨이 문제다
멸치볶음은 흔히 ‘칼슘 보충에 좋은 반찬’으로 소개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조리 방식이다. 멸치 자체에도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지만, 조리 과정에서 간장, 설탕, 물엿이 더해지면서 염분과 당분이 과도하게 높아진다. 특히 보관성과 감칠맛을 위해 여러 번 졸여 만들어지는 멸치볶음은 실질적으로 ‘고염+고당’ 구조를 갖는다.
칼슘과 단백질을 섭취하겠다는 의도로 자주 먹는 멸치볶음이 오히려 혈압을 자극하는 나트륨 공급원이 되는 셈이다. 더불어 어린이 반찬으로도 자주 쓰이기 때문에, 조기에 짠맛에 대한 감각을 과도하게 키울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 식재료 자체의 이점보다 조리 방식이 해치는 경우다.

3. 오징어젓갈 – 발효의 이점보다 높은 염도
젓갈류는 발효식품 특유의 유익균 함량과 감칠맛으로 인해 전통 건강식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발효를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성분이 소금이라는 점에서, 젓갈은 본질적으로 ‘고염 식품’이다. 특히 오징어젓은 그 자체의 염도도 높고, 맛을 내기 위해 고춧가루, 마늘, 설탕 등 다양한 재료가 추가돼 전체적으로 자극적인 음식이다.
이러한 자극적인 반찬은 식욕을 당기기 때문에 밥 섭취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며, 결과적으로 나트륨과 탄수화물 섭취가 동시에 증가한다. 오징어젓 한 숟갈에 포함된 나트륨 함량은 성인의 하루 권장량의 20%를 초과하는 경우도 있다. 매일 밥상에 오르는 국민 밑반찬이 실제로는 혈압 관리에 있어 가장 위험한 식품 중 하나일 수 있다.

4. 무말랭이무침 – 식이섬유보다 숨겨진 염분과 조미료
건조 무채는 섬유질이 풍부해 장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역시 조리 과정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말랭이무침은 간장, 액젓, 고춧가루, 마늘, 설탕 등을 넣고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발효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염도는 그대로 유지되고, 양념이 많아질수록 나트륨 함량도 급격히 올라간다.
특히 무말랭이는 수분이 적어 조미료를 더 잘 흡수하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한 접시에 포함된 조미료와 염분의 농도는 일반 나물 반찬을 훨씬 웃돌게 된다. 장기적인 혈압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겐 무의식적으로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게 만드는 반찬이 되는 것이다.

5. 묵은지 – 신맛 이면에 숨어 있는 산성 유발과 염분 농축
김치는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며, 그중에서도 묵은지는 깊은 맛과 풍부한 유산균으로 건강식으로 분류되기 쉽다. 그러나 묵은지는 발효가 깊어지면서 산도가 높아지고, 소금의 함량 또한 농축된다. 발효 중 수분이 날아가면서 염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높은 산도와 염분은 위 점막을 자극하고, 장기적으로는 위장 장애뿐 아니라 혈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묵은지를 생으로 먹기보다는 볶거나 찌개에 넣는데, 이 과정에서 조미료와 기름이 추가되면서 전체적인 염도와 열량이 더 상승한다.
묵은지는 본래 적절한 양을 식욕 촉진용으로 먹는 반찬이지만, 실제 식사에서는 밥과 함께 다량 섭취되는 경우가 많아, 혈압 관리에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할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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