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 과일 코너에서 가끔 눈에 띄는 작은 주황빛 열매 하나가 있다. 껍질은 마치 종이처럼 얇고 속에 동글동글한 열매를 품고 있는 이 과일의 이름은 ‘피살리스’. 국내에서는 ‘꽃감자’, ‘꽈리열매’, ‘골든베리’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낯설고 작아 보여 지나치기 쉽지만, 사실 이 과일은 토마토보다 10배는 강력한 건강 기능성을 지닌 ‘숨은 보석’이다.
특히 혈관 건강, 면역 기능, 항산화 작용 등 다방면에서 과일 중 최상위권의 효과를 자랑하며, 유럽과 남미에서는 오래전부터 약용 과일로 취급돼 왔다. 최근 국내에도 재배가 확대되며 마트나 유기농 매장에서 점차 자주 보이고 있다. 작다고 무시하면 큰 오산. 한 입 먹는 순간부터 건강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1. 항산화력, 토마토보다 월등한 ‘베타크립토잔틴’
피살리스가 ‘토마토보다 10배 낫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이유는 바로 강력한 항산화 성분 때문이다. 특히 베타카로틴 계열의 ‘베타크립토잔틴’이 풍부한데, 이 성분은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고 암세포의 발생을 막는 데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마토의 대표 성분인 리코펜 못지않게 강력한 항산화력을 보이며, 특히 폐 건강과 관련된 연구에서 독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미국 영양학회에서는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 예방에 유의미한 식물성 색소로 피살리스 성분을 꼽기도 했다.

2. 혈당 관리에 탁월한 저당질 과일
달콤한 맛과는 달리 피살리스는 당지수가 매우 낮은 과일이다. 평균 GI(혈당지수)가 35 미만으로, 당뇨병 환자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여기에 식이섬유까지 풍부해 당의 흡수를 천천히 하도록 도와주며,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과일은 장기적으로 체내 염증 반응을 낮추고 내장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침 식사 후 간식으로, 또는 요거트에 곁들여 섭취하면 하루의 혈당 밸런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3. 간 건강을 지키는 비타민 B 복합체
피살리스는 보기보다 영양밀도가 높은 과일이다. 특히 비타민 B1, B2, B3(나이아신), B6 등이 고루 들어 있어 간 해독 기능과 에너지 대사를 원활하게 돕는다. 음주가 잦거나 피로감이 쉽게 쌓이는 사람에게 피살리스는 단순한 간식이 아닌 ‘간 건강 보충제’가 될 수 있다.
나이아신은 간세포 내 지방 축적을 막아주며, B1과 B2는 탄수화물 대사 과정에서 간 기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의 과일로는 충족되기 어려운 비타민 B 복합체를 피살리스 하나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차별점이다.

4. 항염 작용으로 관절·면역 개선까지
피살리스는 페놀 화합물과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항염 성분도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면역세포의 과잉 활성화를 방지함으로써 자가면역 질환이나 관절염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남미 지역의 전통의학에서는 피살리스를 관절 통증이나 류머티즘 치료 보조제로 사용해왔다. 한약재처럼 달여 먹거나, 말려서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섭취하는 방식도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 알레르기성 염증이나 계절성 면역 이상 반응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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