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기엔 신선하고 맛있어 보이는 과일이라도, 실제로는 농약과 화학 성분이 다량 잔류하고 있을 수 있다. 특히 껍질째 먹는 과일의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잔류농약이 체내로 흡수돼 누적되면 각종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과일 속 농약은 단기간엔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신경계 손상, 간 기능 저하, 내분비계 교란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어떤 과일에 농약이 많이 남아 있는지 알고, 어떻게 씻어야 최대한 제거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농약 잔류가 특히 많은 과일 4가지와 그에 대한 세척법을 소개한다.

1. 딸기
딸기는 매년 농약 잔류 조사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는 과일이다. 표면이 불규칙하고 작은 홈이 많아 농약이 스며들기 쉽고, 수확 이후에는 바로 먹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세척 없이 섭취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딸기에는 살충제, 곰팡이 억제제, 성장 촉진제 등 다양한 농약이 복합적으로 사용되며, 이 중 일부는 물에 잘 녹지 않아 일반 세척만으로는 제거가 어렵다. 더군다나 껍질을 벗겨 먹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철저한 세척이 필수다.

2. 사과
사과는 껍질째 먹는 경우가 많지만, 이 껍질에 다량의 농약이 잔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사과에 사용되는 농약 중 일부는 ‘시스템 농약’으로, 표면뿐 아니라 과육 속으로도 스며든다는 점이다.
또한 사과의 반짝이는 외관은 왁스나 보존처리제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코팅제 위에 농약이 덧씌워져 있으면 오히려 더 잘 씻기지 않는다. 사과는 겉은 말끔해 보여도 농약과 왁스가 얇게 입혀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세척할 때 더 신경 써야 한다.

3. 포도
포도는 껍질이 얇고 한 송이에 수십 개의 알맹이가 밀집되어 있어, 농약이 다량으로 뿌려진다. 특히 곰팡이나 해충을 방지하기 위해 수확 전후로 여러 종류의 농약이 사용되고, 표면의 하얀 가루처럼 보이는 ‘블룸’이 사실은 농약 잔류일 가능성도 있다.
또, 포도는 송이째 물에 잠그기 어려워 흐르는 물로만 세척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내부까지 침투된 농약은 거의 제거되지 않는다.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는 과일이므로 다른 어떤 과일보다 더 철저한 세척이 필요하다.

4. 복숭아
복숭아나 넥타린처럼 껍질에 털이 있는 과일은 농약이 그 털 사이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 문제는 복숭아의 껍질이 얇아 강한 세척을 하기도 어렵고, 털이 많다 보니 농약이 피부 자극성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복숭아에 사용되는 살균제나 방부제 성분은 알레르기나 접촉성 피부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일부 농약은 털을 통해 과육까지 침투할 수 있으므로 껍질째 먹기 전에 세척 과정을 꼼꼼히 거쳐야 한다.

올바른 세척 방법
과일에 남은 농약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려면 단순히 물에 헹구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첫 번째는 물과 식초를 3:1 비율로 섞은 용액에 과일을 5분 이상 담갔다가 흐르는 물로 헹구는 것이다. 식초는 농약의 일부 성분을 중화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부드럽게 문지르면 표면의 잔류물도 함께 제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베이킹소다 세척법으로, 물 1리터에 베이킹소다 한 스푼을 넣고 과일을 10분 담근 뒤 흐르는 물로 씻어내면 농약뿐 아니라 왁스도 일부 제거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채소 브러시를 활용해 과일을 부드럽게 문지르는 것으로, 사과나 배처럼 단단한 껍질을 가진 과일에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복숭아처럼 털이 많은 과일은 씻은 후 키친타월로 닦아 수분과 잔류물을 제거해야 한다.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과일이 가진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농약 걱정 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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