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을 위해 매 끼니마다 채소를 챙겨 먹는 이들이 많아졌다. 특히 상추와 깻잎은 쌈 채소의 대표 주자로,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식재료다. 그러나 아무리 건강에 좋다 해도 ‘어떻게 세척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천차만별로 갈릴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흐르는 물에 대충 씻기만 하고 섭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방식은 표면의 먼지나 흙은 제거할 수 있어도 더 심각한 문제인 잔류 농약과 기생충, 기생충 알에 대해선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상추나 깻잎처럼 표면이 넓고 요철이 많은 채소는 세척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왜 기존의 세척 방법으로는 기생충이 제거되지 않는 걸까? 또, 어떻게 세척해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 실제 연구자료와 전문가 조언을 기반으로 살펴보자.

1. 상추, 깻잎 표면은 물만으로는 부족하다
상추와 깻잎은 잎 자체에 미세한 털과 주름이 많다. 이 부분은 먼지뿐 아니라 기생충의 알이나 잔류 농약이 잔존하기 좋은 환경이다. 단순히 흐르는 물에 몇 초 동안 헹구는 방식으로는 이물질 제거에 한계가 있다. 특히 깻잎은 뒷면에 촘촘한 털이 있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알갱이나 벌레가 붙어 있더라도 발견하기 어려운 구조다.
한 농산물 안전성 관련 실험에서는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은 깻잎에서도 소형 벌레와 기생충 알이 다수 검출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믿는 ‘물로 씻으면 깨끗하다’는 생각은, 상추와 깻잎에 있어선 과신에 가깝다.

2. 소금물이나 식초만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세척 방식 중 하나가 소금물이나 식초물에 담그는 것이다. 표면에 붙은 해충이나 농약을 분해하기 위한 용도지만, 이 또한 만능은 아니다. 특히 기생충의 알은 단단한 외피를 갖고 있어 일반적인 산성 용액이나 염분에 쉽게 무력화되지 않는다.
식초나 소금물은 기본적으로 pH 조절을 통해 미생물 번식은 억제할 수 있으나, 표면 틈새에 숨어 있는 미세한 기생충 구조물까지 제거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국 중요한 건 ‘시간’과 ‘기구’를 활용한 세척 방식이다.

3. 세척 전 반드시 물에 담가두는 시간 필요
기본적으로 흐르는 물에 바로 헹구기보다는, 상온의 물에 약 10~15분간 담가두는 것이 기초적인 단계다. 이 과정에서 묻어 있던 먼지, 흙, 일부 기생충이나 알이 수면 위로 떠오르거나 가라앉으며 어느 정도 분리된다. 이후 물을 버리고 한 잎씩 분리해 솔이나 부드러운 천으로 표면을 닦아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특히 깻잎처럼 한 장 한 장이 겹쳐져 있는 구조의 채소는 겹 사이에 이물질이 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분리한 후 닦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세척 과정이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편하게 물로 헹구는 것은 세척이 아니라 ‘형식적인 세척’일 뿐이다.

4. 베이킹소다와 흐르는 물의 병행 사용이 가장 안전
가장 추천되는 세척 방법 중 하나는 ‘베이킹소다’를 활용한 방법이다. 식용 베이킹소다를 물 1리터에 1스푼 정도 넣어 채소를 담가두면 표면의 기름기나 농약, 그리고 일부 미생물 제거에 효과적이다. 이 상태로 약 5분간 불린 후, 흐르는 물에 하나씩 손으로 문지르듯 헹구면 표면의 이물질까지 훨씬 효과적으로 제거된다.
전문가들은 베이킹소다가 세정력을 높여주는 데 효과적이며, 무엇보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에서 가정에서 사용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라고 말한다. 단, 너무 오랜 시간 담가두면 잎이 흐물흐물해질 수 있으므로 적정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5. 절대 피해야 할 잘못된 세척법
종종 세정제나 주방세제를 사용해 채소를 세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 세정제는 채소에 잔류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또, 뜨거운 물에 세척하려는 시도 역시 잎채소의 수분을 날리고 영양소를 파괴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세척은 청결만큼 ‘신중함’이 필요한 과정이다. 자연에서 온 채소인 만큼, 겉보기에 아무리 깨끗해 보여도 기생충이나 잔류농약에 대한 위험은 언제나 상존한다. 그동안 상추나 깻잎을 대충 씻어왔던 습관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세척에 더 정성을 들여야 할 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