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톱은 단순히 미용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비교적 빠르고 분명하게 보여주는 ‘거울’에 가깝다. 그래서 의사들도 손톱을 보면 그 사람의 영양 상태, 혈액순환, 심지어 간 기능까지 예측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손톱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거나, 뚜렷한 세로줄이 생기는 현상은 단순 노화나 피로로만 넘기기엔 위험한 신호일 수 있다. 이런 손톱의 변화는 종종 특정 영양소의 결핍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1. 세로줄이 뚜렷하다면? 단백질과 비오틴 부족 의심
손톱에 가는 세로줄이 생기는 것은 흔한 현상이라 방치되기 쉽다. 하지만 그 선이 두드러지고 전체적으로 거칠어진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단백질 혹은 비오틴 결핍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비오틴은 케라틴 합성을 돕는 비타민 B군 중 하나로, 손톱과 모발 건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현대인은 다이어트나 인스턴트 위주의 식사로 인해 비오틴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지나치게 삶은 달걀 흰자를 장기간 먹는 습관도 아비딘이라는 성분 때문에 비오틴 흡수를 저해한다. 이로 인해 손톱에 세로줄이 생기고 쉽게 부러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2. 울퉁불퉁한 표면은 아연 결핍과 관련 깊다
손톱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마치 파상처럼 들쑥날쑥하다면, 아연 부족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아연은 세포 분열과 재생에 관여하는 필수 미네랄로, 피부와 손톱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아연이 우리 몸에서 저장되지 않고 매일 외부 섭취로만 보충된다는 점이다.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거나, 잦은 음주, 스트레스로 위장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아연 흡수가 더욱 어렵다. 손톱의 울퉁불퉁함이 지속된다면 이를 단순 미용의 문제가 아닌 전신 영양 상태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3. 손톱이 쉽게 깨지고 갈라진다면 철분 부족을 의심
철분 결핍은 손톱의 구조 자체를 약하게 만들어, 손톱이 쉽게 깨지고 갈라지는 현상을 유발한다. 특히 철분은 혈액 내 산소 운반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 성분이 부족해지면 손톱으로의 혈류 공급도 원활하지 않게 된다.
눈에 띄는 특징은 손톱이 마치 숟가락처럼 움푹 파이는 형태(koilonychia)를 띨 수 있다는 점이다. 철분 결핍성 빈혈을 동반한 사람에게서 흔하게 발견되는 이 증상은 단순한 손톱 문제를 넘어서 혈액학적 검사를 필요로 한다. 철분이 풍부한 식단이나 보충제를 통해 교정 가능하지만, 자가진단으로 방치하면 상태는 악화될 수 있다.

4. 창백하고 윤기 없는 손톱은 마그네슘 부족의 단서
손톱의 색이 유난히 창백하거나, 윤기가 없고 푸석한 느낌이 든다면 마그네슘 부족이 의심된다. 마그네슘은 300가지 이상의 효소 반응에 관여하며, 특히 세포 재생과 조직 회복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손톱은 신체 중 가장 빠르게 자라는 조직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마그네슘 결핍은 곧바로 손톱의 질로 드러난다.
문제는 마그네슘 역시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이나 커피,알코올 과다 섭취로 쉽게 고갈된다는 점이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불면이 잦은 사람일수록 이 결핍 증상이 심화되며, 손톱뿐 아니라 근육 경련, 두통, 만성 피로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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