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세 끼를 준비하고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공간, 주방. 그런데 우리가 매일 쓰는 조리도구와 식기류가 오히려 우리 몸속에 ‘독’을 쌓고 있을 수 있다면 어떨까? 건강한 식재료를 선택하고 조리법을 신경 써도, 그것을 담는 기구가 문제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특히 고온에서 쓰이는 주방기구는 재질에 따라 유해물질이 용출되거나, 표면이 마모되면서 화학 성분이 음식에 스며들 수 있다.
일부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도 발암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으며, 국내외 환경단체 역시 관련된 유해물질의 노출 경로로 ‘조리기구’를 지목하고 있다. 다음은 당장 주방에서 퇴출시켜야 할,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인 주방기구 4가지다. 익숙해서 무심코 사용하는 기구일수록, 지금이라도 점검이 필요하다.

1. 오래된 코팅 프라이팬 – 눈에 안 보여도 독성은 남는다
불소수지계열 코팅제(Teflon 등)를 사용한 프라이팬은 기름 없이도 조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문제는 ‘마모된 상태’다.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은 조리 중 미세한 코팅 입자가 음식에 섞여 들어갈 수 있으며, 고온에서는 테플론 분해 부산물인 PFOA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PFOA(과불화화합물)는 인체에 축적되기 쉽고, 갑상선 기능 저하·간독성·신장암·고환암과의 연관성이 연구되고 있다. 특히 260℃ 이상의 온도에서 코팅이 분해되며 독성 기체가 발생하는데, 이는 실내공기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 마모 정도가 눈에 띄지 않더라도, 1~2년 이상 사용했다면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2. 알루미늄 냄비 – 산성 요리할 때 위험은 배가 된다
알루미늄 재질은 가볍고 열전도율이 높아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조리도구다. 문제는 이 알루미늄이 음식에 용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토마토소스, 김치찌개, 된장국처럼 산성도가 높은 음식은 알루미늄을 더욱 잘 녹여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루미늄을 신경독성물질로 분류하며, 장기적 노출 시 알츠하이머병 및 신경세포 손상과의 관련성을 경고하고 있다. 인체는 알루미늄을 효율적으로 배출하지 못하므로, 반복 섭취는 축적되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변색된 알루미늄 냄비는 즉시 교체해야 하며, 산성 음식에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3. 플라스틱 조리용 뒤집개 – 고온 조리 시 미세입자 유출
조리 시 자주 사용하는 플라스틱 뒤집개와 주걱. 가볍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온에 노출되면 변형되거나 유해물질을 방출할 수 있다. 특히 PP, PE와 같은 저가 플라스틱은 내열성이 낮아 100도 이상에서 쉽게 구조가 변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고온 조리 중 일부 플라스틱 제품에서 BPA(비스페놀 A), 프탈레이트, 미세플라스틱 등이 검출되었다. 이들은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작용하며, 유방암·전립선암 등 호르몬 관련 질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형태가 조금이라도 휘어졌거나 변색된 플라스틱 조리도구는 즉시 폐기해야 한다.

4. 스테인리스로 착각한 ‘도금 식기’ – 중금속이 녹아든다
겉보기에 반짝이는 금속 식기, 그중에서도 중국산 저가 도금제품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 제품은 스테인리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니켈, 크롬, 납, 카드뮴이 함유된 합금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표면 도금이 벗겨지기 시작하면 금속 이온이 음식물에 직접 노출되며, 특히 뜨겁거나 염분이 많은 국물 요리에 사용될 경우 위험성은 크게 증가한다. 카드뮴은 1급 발암물질로 간과 신장에 누적되며, 니켈은 알레르기와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가정 내 금속 식기의 원산지와 도금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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