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독소, 학술적으로는 ‘AGEs(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라 불리며, 단백질이나 지방이 당과 결합하면서 생기는 부산물이다. 이 물질은 체내에서 축적되면 염증을 유발하고, 혈관, 신장, 뇌, 심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당뇨병 환자나 노화가 진행 중인 사람일수록 더 빠르게 쌓인다. 매일 먹는 식사와 생활 습관만 바꿔도 당독소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 고온 조리 대신 찜이나 삶기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고온에서 조리한 음식은 당독소의 가장 큰 원천이다. 특히 튀김, 직화구이, 팬프라이 방식은 표면을 갈색으로 바꾸며 당과 단백질이 반응해 AGEs를 대량 생성한다. 바삭하고 구워진 식감이 주는 유혹은 강하지만, 그 대가는 혈관과 세포 손상이다. 고기를 고온에서 구울 경우 날고기에 비해 수백 배의 당독소가 만들어진다는 연구도 있다.
이에 비해 찌거나 삶는 방식은 물을 매개로 온도를 낮추면서 조리하기 때문에 당독소 발생량이 현저히 줄어든다. 전자레인지로 익히는 경우에도 랩을 씌우거나 물을 첨가하면 마찬가지로 생성 억제 효과가 있다. 단순히 조리 온도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당독소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 된다.

2. 공복 혈당 관리가 당독소 억제의 기본이다
당독소는 음식에서만 유래하지 않는다. 체내에서도 혈당이 높으면 당과 체내 단백질이 결합하면서 자연스럽게 생성된다. 특히 공복 혈당이 높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은 먹지 않아도 당독소가 만들어진다. 이는 당뇨병 전단계이거나, 대사 증후군이 있는 사람에게 위험한 신호다.
공복 혈당을 낮추기 위한 첫걸음은 탄수화물 섭취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흰쌀, 흰빵, 설탕이 많이 든 간식을 피하고, 복합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식이섬유가 많은 귀리, 보리, 고구마, 콩류 등은 혈당을 천천히 올려 당독소 형성을 억제한다. 또한 식사 순서도 중요하다. 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으로 섭취하면 혈당 상승 속도가 느려지고, AGEs의 내생적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3. 항산화 성분으로 당독소를 분해하고 억제하라
당독소는 단순히 생기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몸속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켜 세포를 손상시킨다. 이러한 연쇄작용을 끊기 위해선 항산화 성분이 필요하다. 특히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베타카로틴, 셀레늄 등이 풍부한 식품은 AGEs의 산화 반응을 차단하고, 체내 축적을 줄여준다.
구체적인 식품으로는 블루베리, 녹차, 강황, 포도, 브로콜리, 당근, 마늘 등이 있다. 녹차의 EGCG, 강황의 커큐민, 포도의 레스베라트롤은 AGEs 생성 자체를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항산화 미네랄인 셀레늄이 풍부한 브라질너트나 해조류 등을 추가하면 체내 방어 시스템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항산화제가 단기 효과보다는 지속적인 섭취를 통해 누적된 손상을 줄여주는 ‘장기 투자’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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