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몽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고급 생햄으로, 일부 제품은 수백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고가에 거래된다. 대부분 돼지 뒷다리를 천일염에 절인 후, 긴 숙성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이 하몽은 단순한 식재료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그 맛과 향만큼이나 주목할 점은, 하몽이 실제로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다. 지방이 많은 육류인데도 불구하고, 왜 일부 전문가들은 하몽을 ‘건강한 햄’이라고 부를까?

1. 숙성과정에서 변화된 지방의 질
하몽이 일반 햄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숙성 기간이다. 이베리코 하몽의 경우 최소 24개월에서 길게는 48개월 이상 자연 건조 숙성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과 지방이 분해되어 소화가 더 쉬운 형태로 변하고, 지방 성분 중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아진다.
특히 이베리코 흑돼지의 하몽은 올리브유 못지않게 올레산(oleic acid)이 풍부한데, 이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일반 햄과는 완전히 다른, 일종의 ‘고기 속 지중해식 지방’이라고 볼 수 있다.

2. 항산화 작용을 하는 생햄의 페놀 화합물
하몽에는 숙성과정 중 생성되는 페놀화합물과 유리아미노산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항산화 작용을 하며,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하몽을 장기 섭취했을 때, 활성산소 제거와 관련된 효소의 활성이 증가되었다는 소규모 임상 연구도 존재한다.
이는 단순히 고기를 숙성시킨 결과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인체 내 산화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3. 다이어트와 심혈관 건강에 의외의 장점
보통 햄은 다이어트의 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하몽은 그 자체로 탄수화물이 거의 없고, 단백질 함량은 높은 반면 소화가 용이한 구조를 지닌다. 특히 하몽 이베리코 벨로타(도토리를 먹고 자란 돼지의 하몽)는 고기 자체의 지방이 올레산을 포함해 비교적 건강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 때문에 적당량을 섭취할 경우, 혈관 건강 유지와 대사 기능 개선에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하루 40g 이하의 하몽 섭취가 혈압과 지질 수치를 안정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4. 염분 문제와 섭취 시 주의사항
물론 모든 하몽이 무조건 건강에 좋다는 뜻은 아니다. 전통 방식의 하몽은 제조 시 다량의 소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고혈압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섭취량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관 조건이 적절하지 않거나, 저품질 제품의 경우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류가 소량 생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하몽을 선택할 때는 원산지, 숙성기간, 염도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이베리코 벨로타 등급은 도토리로 사육된 돼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하몽보다 지방의 질이 더 뛰어난 편이다.

5. 어떻게 먹어야 건강에 유리할까?
하몽은 본래 얇게 썰어 찬 상태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온에서 조리하지 않기 때문에, 지방과 단백질 구조가 손상되지 않아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할 수 있다. 토마토, 올리브오일, 통곡물빵 등과 함께 곁들이면 지중해 식단의 밸런스를 더욱 높일 수 있으며, 포만감도 오래 간다.
하루 권장량은 성인 기준 30~40g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으며, 단일 식사로 과도한 염분을 섭취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하몽은 어디까지나 ‘기호식품’이지, 주식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소량이라도 제대로 고른 하몽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건강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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