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지혈증은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혈액 내 지방이 많다’는 상태이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혈중 지방 수치 상승을 넘어서 심혈관 질환의 전조 현상으로 간주된다. 많은 사람들이 고지혈증을 단순히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정도로 가볍게 여기지만, 이는 명백한 오해다.
특히 고지혈증은 증상이 거의 없거나 매우 미약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용한 질환’으로 불리며, 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기에 나타나는 미세한 징후를 간과하지 않고 포착한다면, 큰 질병으로 번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1. 아킬레스건이 두꺼워지거나 단단해진다
대부분 사람들은 아킬레스건 변화와 고지혈증을 연관짓지 못한다. 하지만 고지혈증 환자들 중 일부는 ‘건황색종’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지방 침착 현상을 경험한다. 이 현상은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때, 특히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지방이 아킬레스건에 침착되면 해당 부위가 눈에 띄게 두꺼워지고, 촉감 또한 단단해진다. 이는 단순한 운동 손상이나 염증이 아닌, 체내 지방 대사 이상으로 인한 구조적 변화다. 피부에 아무런 변화가 없더라도, 장기간 이런 느낌이 지속된다면 고지혈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2. 갑작스런 눈 주위 지방 침착, 황색판종
눈꺼풀 가까이에 노란색 또는 주황빛의 작은 플라크가 생긴다면, 단순한 노화 증상이 아닐 수 있다. 이를 ‘황색판종’이라고 부르며, 피부 바로 아래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병변이다. 특별한 통증이나 가려움은 없지만, 대칭적으로 양쪽 눈가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초기 고지혈증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신체 징후 중 하나로 간주된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높지 않고 평소 식습관도 나쁘지 않은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혈중 지질 대사의 이상을 강하게 시사한다. 이런 증상이 생겼다면, 당장 혈중 지질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소화 불량과 오른쪽 윗배의 묵직한 느낌
고지혈증이 간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간 내부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오른쪽 윗배가 묵직하게 느껴지거나, 식후 소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단순한 위장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반복적으로 소화불량과 복부팽만감이 이어진다면 간 내 지방 축적 여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지방간이 동반된 고지혈증은 향후 대사증후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심혈관 질환으로 연결될 위험이 훨씬 높아지므로 간과할 수 없다.

4. 손끝이 자주 저리거나 발이 쉽게 붓는다
혈중 지질이 높아지면 말초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순환 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손끝이 저리거나 발이 붓는 증상이 잦아질 수 있다.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손이나 발이 뻣뻣하고 부은 느낌이 자주 들고,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다리가 무겁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고지혈증의 말초 순환 이상일 수 있다.
이는 혈액 점도가 높아져 혈류가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말단 조직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 공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혈관 건강이 이미 손상되고 있다는 초기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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