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걸리는 단순한 전통주로만 인식되기엔 너무 많은 영양학적 이점을 지닌 발효 음료다. 특히 최근에는 막걸리의 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가 다수 발표되면서, 건강 음료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알코올 함량이 낮고, 곡물 발효에서 비롯된 다양한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어 단순한 술이 아닌 발효식품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렇다면 막걸리는 구체적으로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며, 어떤 조건에서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1. 유산균의 보고, 살아 있는 발효균이 소화 기능을 살린다
막걸리의 가장 두드러지는 건강 기능은 바로 유산균 함량이다. 막걸리 한 컵에는 요구르트보다도 많은 수준의 유산균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유산균은 장내 유익균의 증식을 돕고, 유해균의 활성을 억제한다. 특히 락토바실러스계 유산균이 풍부해 장 점막의 염증을 줄이고 면역세포 활성에도 기여한다.
위산에 쉽게 파괴되는 유산균과 달리, 막걸리 속 발효균은 알코올이라는 보호막 아래 일정 부분까지 생존률이 유지된다는 분석도 있다. 단순히 소화를 돕는 것을 넘어, 장내 환경의 전반적인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2. 알코올 속에 숨겨진 항산화 성분, 페놀 화합물의 영향
대부분의 술은 해로운 것으로 인식되지만, 막걸리는 다르다. 알코올 자체가 건강에 이로운 것은 아니지만, 막걸리에는 발효 중 생성되는 다양한 폴리페놀 계열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세포 내 활성산소를 억제하며,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는 데 관여한다.
특히 곡물의 외피까지 함께 발효하는 막걸리의 제조 방식은, 일반 정제주와 달리 곡물에 함유된 식물 화학성분을 보존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혈중 지질 수치 개선, 혈관 내피 기능 강화 등 심혈관 건강에도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막걸리의 탁한 색조차, 이런 항산화 성분의 농축 결과라 볼 수 있다.

3. 쌀 단백질의 분해산물이 만드는 간 기능 보호 효과
막걸리는 쌀과 누룩을 발효하여 만든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은 저분자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며, 이 중 일부는 간 해독 효소의 활성에 관여하는 성분으로 작용한다. 특히 아르기닌, 글루타민산, 세린 등은 간세포의 회복을 돕고,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물질을 빠르게 중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역설적으로, 막걸리는 적정량 섭취 시 간 기능에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간 기능 회복을 지원하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과음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기 때문에, 하루 1컵 이내의 섭취가 전제 조건이다.

4. 베타글루칸과 식이섬유가 함께 들어 있는 특수한 주류
막걸리는 발효 곡물 음료이기 때문에 정제된 술에서 보기 힘든 식이섬유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쌀겨에서 유래한 베타글루칸은 장내 면역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며,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이는 막걸리가 단순한 탄수화물 기반의 술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혈당 조절 기능이 약화된 중장년층에게는 막걸리가 일반 당류 음료보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으며, 특히 간식이나 야식으로 활용할 경우 포만감을 주면서도 장 건강에 이롭다. 다만 설탕이 과도하게 첨가된 제품은 오히려 혈당을 높이므로, 무가당 또는 저당 막걸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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