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거트는 오랫동안 건강식품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왔다. 장 건강에 좋고, 유산균이 풍부하며, 칼슘 공급원으로도 알려져 있어 다이어트를 하거나 소화 기능을 개선하려는 사람들이 애용한다. 문제는 우리가 쉽게 접하는 시판 요거트 대부분이 ‘가당 요거트’라는 사실이다. ‘플레인’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는 당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과일맛, 견과류 첨가 요거트 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가당 요거트는 실제로 ‘장 건강’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혈당을 급상승시키며, 간과 췌장에 부담을 주는 식품일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그것이 건강식으로 포장된 채 매일 아침이나 저녁에 꾸준히 섭취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가당 요거트가 왜 위험한지, 어떻게 먹어야 진짜 건강식이 될 수 있는지, 그 핵심을 짚어본다.

1. ‘저지방’의 함정, 설탕이 대체한다
‘저지방 요거트’는 흔히 다이어트를 위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저지방 제품들의 대부분은 지방을 줄이는 대신, 맛을 보완하기 위해 다량의 설탕 또는 액상과당을 첨가한다. 실제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저지방 가당 요거트 한 통(100g)에는 평균 12~16g의 당이 들어 있다. 이는 각설탕 4개에서 5개 분량이다.
특히 액상과당은 흡수가 빠르고, 췌장에서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시켜 지방 합성을 촉진한다. 다이어트를 한다며 하루 두세 개의 저지방 요거트를 먹는다면, 오히려 체지방이 증가할 수 있는 구조다. 무엇보다 이 당류는 장내 유익균이 아닌, 해로운 균주의 먹이가 되어 장내 균형을 무너뜨릴 가능성도 크다.

2. 과일과 함께 들어간 ‘과당’ 함량도 문제다
딸기맛, 복숭아맛, 블루베리맛 요거트 등은 천연 과일이 들어갔다고 포장되지만, 대부분은 과일 농축액이나 과일 시럽으로 맛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들 시럽은 과일의 섬유질과 항산화 성분은 거의 없고, 순수한 과당만을 농축한 형태다. 이 과당은 간에서만 대사되며, 과잉 섭취 시 지방간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요거트에 들어 있는 유산균은 제조 단계에서 살균되거나 고온 처리되어 실제 생균 수가 거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즉, 건강을 위해 먹는 과일 요거트가 당분과 포화지방, 낮은 생균 수의 결합물이라면 이는 간과 대사기능을 동시에 위협할 수 있는 식품으로 바뀐다.

3. ‘프로바이오틱스’ 강조 마케팅의 함정
최근에는 ‘프로바이오틱스 강화’, ‘장 건강에 도움’ 등의 문구가 부착된 요거트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하지만 이 기능은 섭취 환경과 형태에 따라 효과가 극적으로 달라진다.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은 위산에 매우 취약하며, 살아서 장까지 도달해야 효과를 발휘하는데, 당분이 많은 요거트와 함께 섭취될 경우 산도가 올라가 유산균의 생존률은 오히려 낮아진다.
게다가 냉장 유통을 거쳐 소비자가 섭취할 때쯤에는, 표기된 유산균 수의 절반 이하만이 실제로 살아 있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유화제, 안정제, 향료 등의 첨가물이 더해지면서 유산균의 생존 환경은 더욱 나빠진다. 결국 우리는 ‘장 건강’을 기대하며 먹는 가당 요거트로부터, 장내 유익균 대신 포도당과 트랜스지방, 그리고 정제된 인공물질을 공급받게 되는 셈이다.

4. 건강하게 먹으려면 ‘이렇게’ 먹어야 한다
요거트를 건강하게 먹기 위해선 가장 먼저 플레인, 무가당, 원유 기반 요거트를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설탕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플레인 요거트는 처음엔 맛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맛에 둔감해진 미각이 회복되며 오히려 더 담백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여기에 직접 손질한 제철 과일, 아몬드나 호두 같은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견과류, 그리고 차전자피나 치아씨드를 곁들이면,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으면서도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공복에 먹지 말 것이다. 공복에는 위산이 강해 유산균이 대부분 사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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