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는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다. 하지만 대개는 향을 더하거나 국물 맛을 내는 ‘보조재료’로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이 대파가 단순한 조미 역할을 넘어, 지방 흡수와 중성지방 축적을 막는 강력한 식이성 조절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이나 찌개처럼 기름기가 많은 음식에 대파를 넣었을 때 그 효과가 더 크다는 사실은 의외지만, 분명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 평소 식단에서 칼로리를 억제하지 않아도, 조리 방식과 재료 구성만으로도 체지방의 축적 경로를 차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대파 속 ‘알리신’이 하는 일은 의외로 생화학적이다
대파 특유의 매운맛과 향은 ‘알리신(allicin)’이라는 유기화합물에서 비롯된다. 이 성분은 대파를 썰거나 익힐 때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하며 활성화되는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로 특히 주목받는다. 알리신은 간에서 지방을 분해하고 배출하는 효소의 작용을 촉진시키며, 동시에 중성지방의 흡수를 방해하는 장내 환경을 조성한다. 지방세포가 성장하고 축적되는 과정에서 알리신은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지방의 저장보다는 연소로 전환시키는 대사 흐름을 유도한다. 특히 기름진 육류나 탕류에 대파를 함께 넣었을 때 알리신의 흡수가 증가한다는 실험 결과도 존재한다.
열을 가하면 오히려 흡수율이 높아지는 파의 특성
일반적으로 식물성 생리활성 성분은 열에 약한 경우가 많지만, 대파의 경우는 다르다. 익히는 과정에서 알리신이 일시적으로 파괴되기도 하지만, 이후 체내에서 유사한 항산화물질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흡수율이 높아진다. 또한 대파에 포함된 플라보노이드와 식이섬유는 익힘으로 인해 세포벽이 부드러워져 장 내 흡수가 수월해진다. 국이나 찌개에 대파를 듬뿍 넣는 조리법은 대파의 생리활성 성분을 안정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특히 고온에서 단시간 조리하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데, 이는 기름기 많은 식재료와도 잘 어울리는 조리 형태다.
배추와 함께 조리할 때 ‘지방 배출 효과’가 증폭된다
배추는 대파와 마찬가지로 국물 요리에 자주 등장하는 재료다. 배추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내에서 지방산과 결합해 체외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여기에 대파의 알리신이 간 대사와 혈중 지질 조절을 담당하면서, 두 재료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다. 실제로 배추와 대파를 함께 사용한 국물 요리를 꾸준히 섭취한 그룹은, 단순 저지방 식단을 유지한 그룹보다 체내 중성지방 수치가 더 빠르게 개선된다는 실험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이 조합은 복잡한 다이어트 식단 없이도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사 순서도 영향을 준다… 대파와 국물을 먼저
같은 재료라도 어떤 순서로 섭취하느냐에 따라 체내 반응은 달라진다. 기름진 음식을 먹기 전, 대파가 들어간 국물이나 찌개를 먼저 섭취할 경우, 위와 장에 식이섬유와 알리신이 먼저 도달해 지방 흡수를 미리 차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이처럼 음식의 순서 조절은 체지방 축적을 줄이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포만감 조절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전체 섭취량이 줄어드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억지로 음식을 줄이는 대신, 식사의 순서와 구성만 바꿔도 충분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상적인 식습관 개선 전략으로도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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