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 안에서 화장실을 사용하는 일은 흔하지만, 그 안의 위생 상태를 신경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겉보기엔 깨끗해 보여도 물과 공기, 표면 모두 위생 상태가 열악하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장시간 비행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사용할 경우 감염 위험은 훨씬 커질 수 있다.
비행기 화장실은 좁고 밀폐된 구조상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세균 번식에 최적의 환경이 될 수 있다.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실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문제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살펴보자.

1. 기내 세면대 물에는 생각보다 많은 세균이 들어있다
비행기에서 사용하는 물은 정기적으로 교체되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급수 차량이나 물탱크가 제대로 세척되지 않으면 대장균이나 기타 세균이 그대로 탑재돼 기내로 유입된다.
물탱크 안에서 세균이 번식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으며, 긴 비행일수록 세균 증식 가능성도 커진다. 게다가 세면대 물은 음용수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양치나 세안에 사용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특히 피부나 점막이 약한 사람은 감염 위험이 더 크며, 아이들에게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2. 변기에서 퍼지는 에어로졸이 공기를 오염시킨다
비행기 화장실은 대부분 변기 뚜껑이 없고 물을 내릴 때 강한 압력으로 빨아들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미세한 물방울이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가게 되는데, 이 안에는 소량의 오물이나 세균이 포함될 수 있다.
좁은 화장실 공간에서 이 물방울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기내 화장실 특성상 이런 오염 입자들이 오래 공기 중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사용자가 많을수록 감염 위험도 함께 올라간다.

3. 손잡이와 버튼 등 접촉 부위도 세균의 온상이다
화장실 안에서 손이 자주 닿는 부분들, 예를 들면 문 손잡이, 변기 버튼, 세면대 주변은 대체로 소독 빈도가 낮고 세균이 쉽게 번식하는 구역이다. 비행기의 빠듯한 회전 시간 때문에 청소가 간소화되는 경우가 많고, 겉으로는 깨끗해 보여도 미세한 틈에는 세균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런 표면을 만진 손으로 음식물을 다루거나 눈, 코를 만지게 되면 쉽게 세균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장시간 비행 후 피로 상태에선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4. 최대한 사용을 줄이고, 사용할 경우 위생 수칙을 지키자
가장 좋은 방법은 비행기 화장실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출발 전에 충분히 용변을 해결하고, 비행 중에도 가능하면 물 섭취를 조절해 화장실 사용을 최소화하자. 어쩔 수 없이 사용할 경우엔 문 손잡이나 변기 버튼 등을 만지기 전에 소독용 티슈로 닦아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손씻기를 위해 기내 세면대 물을 사용하는 것보다 개인 손세정제를 준비해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물 내릴 때는 얼굴을 돌리고, 사용 후 마스크를 다시 제대로 착용하는 것도 간단한 감염 예방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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