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만큼, 웬만해서는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상태가 악화된 후에야 문제를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간기능이 저하되면 피로감부터 피부 증상까지 전신에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다.
문제는 이런 신호들이 너무 평범하고 흔해서 간과하기 쉽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중 몇 가지는 명확히 ‘간이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아래 증상들을 겪고 있다면, 간 상태를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1. 이유 없는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자주 생긴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낮에도 꾸벅꾸벅 졸리거나 멍한 느낌이 지속된다면 간 기능 저하를 의심해야 한다. 간은 체내 에너지 대사와 해독 작용을 담당하는 기관이라 기능이 떨어지면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몸 전체가 쉽게 지치게 된다.
특히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는 경우, 단순한 수면 문제라기보단 간 기능 문제일 수 있다. 간에서 해독되지 못한 독성물질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면서 집중력도 떨어지게 된다.
2. 피부나 눈 흰자에 노란빛이 돌기 시작한다
황달은 간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간이 손상되면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이게 되는데, 이게 피부나 눈 흰자에 노란색으로 나타난다.
단순한 피곤함이나 스트레스로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간의 해독 기능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눈이 누렇게 변하면서 간지러움이 동반된다면 간질환의 진행 단계일 가능성도 있다. 절대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 되는 증상이다.
3. 복부 팽만감과 오른쪽 갈비뼈 아래 불쾌감이 느껴진다
간은 복부 오른쪽 위쪽에 위치해 있다. 간이 부어 있거나 염증이 있을 경우, 오른쪽 갈비뼈 아래가 답답하거나 묵직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간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 단백질 대사에 문제가 생기면서 복수나 장내 가스가 증가해 복부가 불편해질 수 있다.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더부룩하거나 압박감이 느껴진다면, 단순한 소화 불량이 아니라 간에서 오는 신호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잦은 복부 팽만은 만성 간질환의 전조일 수 있다.
4. 쉽게 멍이 들거나 코피, 잇몸 출혈이 자주 발생한다
간이 건강해야 혈액 응고 기능이 제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간 기능이 떨어지면 응고에 필요한 여러 단백질의 합성이 원활하지 않아 작은 충격에도 멍이 들거나 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평소와 다르게 코피가 자주 나거나 양치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난다면, 혈액 응고 기능 이상을 의심할 수 있고, 그 원인이 간일 수 있다. 이런 출혈 증상은 단순히 피곤해서가 아니라 간의 생리적 기능이 전반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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