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을 지을 때 물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완성된 밥의 식감은 크게 달라진다. 푹 익고 촉촉한 ‘진밥’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꼬들꼬들한 ‘된밥’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단순한 취향 차이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두 가지 밥은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꽤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소화기관의 상태나 혈당, 식습관에 따라 어떤 밥이 더 유리할 수 있는지 선택해야 한다. 입맛보다 몸 상태를 기준으로 밥을 고르는 시대가 온 거다.

1. 진밥은 소화가 잘돼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유리하다
진밥은 물의 양이 많고 익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곡물 입자가 부드럽고 쉽게 퍼진다. 이 덕분에 위장에서의 분해가 빠르고 부담도 적다. 위염이나 소화불량 같은 증상이 자주 있는 사람, 노인층처럼 위산이 적은 사람에게 특히 좋다.
또 씹는 시간이 적어도 되기 때문에 치아가 약하거나 씹는 게 불편한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다만, 이로 인해 혈당이 빠르게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당뇨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2. 된밥은 혈당 조절과 포만감 유지에 유리하다
된밥은 쌀알이 단단하게 익어 천천히 소화된다. 덕분에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속도도 느리고,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걸 막아준다. 특히 당뇨가 있거나 체중 조절 중인 사람은 된밥을 선택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또 씹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포만감도 오래 간다. 포만감이 높다는 건 간식이나 폭식 욕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양의 밥을 먹어도 된밥 쪽이 더 적게 느껴지는 건 이 때문이다.

3. 진밥은 수분 보충에도 도움이 된다
여름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이나, 입맛이 떨어지는 시기엔 진밥이 은근히 효율적이다. 수분 함량이 높아서 자연스럽게 수분을 섭취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이 탈수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점을 고려하면, 진밥은 입에 잘 넘어가고 수분 보충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된다. 아플 때 죽을 먹는 이유도 결국은 이와 같은 원리다. 다만, 장기적으로 계속 진밥만 먹는 건 영양 흡수나 혈당 조절 면에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

4. 식습관에 따라 맞춤 선택이 필요하다
무조건 진밥이 낫다, 된밥이 좋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위장이 예민하거나 병후 회복 중인 사람, 체중이 너무 적은 사람이라면 진밥이 더 적합하다. 반면 탄수화물 섭취를 조절해야 하거나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고 싶은 사람은 된밥이 좋다.
건강 상태, 하루 활동량, 그리고 개인의 식사 패턴까지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밥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밥 한 공기라고 가볍게 넘기지 말고, 몸이 필요로 하는 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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