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경제학자 게리 베커가 회의에 늦을 뻔한 적이 있었다. 합법적인 주차를 하면 늦을 것이고, 불법 주차를 해야만 정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만약 당신이 게리 베커라면,
어떤 선택을?
베커는 경제학자답게
단속될 확률에 벌금을 곱해, 예상되는 비용이 회의에 정시에 도착했을 때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작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경험으로 그는 획기적인 경제학 논문 「범죄와 처벌: 경제학적 접근」을 썼다.
베커는 이런 논리도 펼쳤다.
범죄자들이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그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행복을 극대화하려고 행동한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의 연구가 제시하는 결론 중 하나는 범죄 억제가 처벌의 강도뿐 아니라 적발될 확률에도 의존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래를 중시하지 않는 잠재적 범죄자들에게는 징역형을 두 배로 늘리는 것보다 경찰 순찰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이 비용 면에서더 효율적인 범죄 억제 수단일 수 있다.
베커는 경제학의 분석 도구를 인종차별에 관한 연구에도 적용했다.
이 연구를 통해 그는 인종차별주의적인 고용주가 결국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하게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수 민족 지원자 고용을 거부하면, 채용할 수 있는 인재의 범위를 축소하게 되어
결국 같은 수준의 인재를 고용하기 위해 비차별적 고용주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고용주의 편견에 동조하지 않는 경쟁시장에서는 인종차별주의적 고용주가 더 낮은 이윤을 얻을 수밖에 없다.
베커의 연구는 경쟁이 심화할수록 인종차별주의적 고용주에게 경제적 압박이 가해져, 결과적으로 최적의 지원자를 고용할 경제적 인센티브가 커진다고 설명한다.
이는 여성, 고령 노동자, 종교적 소수자, 장애인,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물론 경쟁만으로 차별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경쟁은 차별을 줄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내용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경제사」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이처럼 경제학은 생각보다 우리의 삶 깊숙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적 지식과 교양이 있다면 남들보다 더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요.
그럼에도 경제학이 어렵게 느껴져 아직도 미루고 계셨다면, 「세상에서 가장 짧은 경제사」가 쉽고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경제학에 관한 책을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명료하고 통찰력 있으며 심지어 짧기도 한 이 책을 추천한다.
_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책 더 알아보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