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암은 흔히 흡연과 직결된 병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른바 ‘비흡연 폐암’이다. 특히 여성이나 젊은층에서 이런 사례가 증가하면서, 단순히 간접흡연으로만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 중 하나는 바로 대기오염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이다. 대기 중 미세먼지와 공기 속 유해물질이 비흡연자 폐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경고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1. 초미세먼지가 폐 세포에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초미세먼지는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입자로, 폐포까지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폐 세포에 염증을 일으키고, DNA 손상을 유도해 암세포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장기간 노출될수록 폐 기능을 서서히 떨어뜨리고 면역반응을 교란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두 번 마신다고 폐암이 생기진 않지만, 매일 조금씩 마시는 환경은 시간이 지나며 폐암 발생 위험을 확실히 높인다. 이게 바로 비흡연자도 폐암에 걸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2.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 배출물도 위험하다
대기오염 물질은 단지 먼지로 끝나지 않는다. 도시권에선 자동차 배기가스가 가장 큰 원인이며,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 벤젠,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같은 유해물질은 강력한 발암물질로 작용한다. 공장이나 발전소 주변에선 금속 화합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주범이 되기도 한다.
이 모든 물질들이 숨 쉴 때마다 폐 속으로 들어와 쌓이게 되면, 비흡연자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특히 도심에서 일하거나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영향은 더 크다.

3. 실내 공기 질도 폐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
외부 대기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실내 공기다. 환기가 잘 안 되는 환경, 오래된 건축자재, 곰팡이와 포름알데히드 등 실내 오염물질도 폐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나 기름 연무도 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조리 시 실내공기를 자주 닫아두는 문화권에서는,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외부보다 높은 경우도 많다. 따라서 실내 환경도 자주 점검하고, 공기청정기나 주기적인 환기로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4. 대기오염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폐암 가능성 높아진다
문제는 이런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지 않다는 점이다. 하루에 수십 번 숨 쉬는 과정 속에서 오염된 공기를 계속 마시게 되면, 폐 조직이 축적 손상을 입는다. 특히 어릴 때부터 오염된 환경에 노출돼 온 사람일수록 누적 피해가 더 클 수 있다.
비흡연자라고 해도 대기오염이 심한 환경에서 오래 생활한다면 폐암 발병 위험이 흡연자와 비슷하거나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활 속 질병 유발 요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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