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나 시장에서 사온 상추를 집에서 꺼내보면 금방 숨이 죽어 푸석해진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대부분의 사람은 찬물에 담가두면 다시 아삭하게 살아날 거라 생각하지만, 그 방법은 오히려 상추의 신선도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 찬물은 잠깐의 탄력을 줄 수 있을 뿐, 수분이 세포 조직 안까지 충분히 스며들지 않아 금방 다시 처지고 만다.
상추를 파릇파릇하게 되살리고 싶다면 ‘물의 온도’와 ‘시간’에 주목해야 한다. 올바른 방법을 알면 숨이 죽은 상추도 마치 갓 따온 듯 살아나는 걸 경험할 수 있다.

1. 미지근한 물이 상추 조직을 회복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다
상추가 시들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분 부족으로 인해 세포가 수축되기 때문이다. 이때 차가운 물보다는 체온과 유사한 미지근한 물에 담그는 것이 세포막의 흡수력을 높여 회복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 미지근한 물은 상추의 조직에 자극을 덜 주고, 물을 천천히 깊숙이 흡수시켜 탄력을 되살리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30도 전후의 물에 5분 정도 담가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회복 방법이다. 이후에는 꺼내서 물기를 제거하고 냉장 보관하면 오래도록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2. 물에 담그기 전 줄기 밑동을 살짝 잘라주는 것이 핵심이다
상추는 물을 줄기 끝부분을 통해 흡수하므로, 시든 상태에서는 밑동이 막혀 수분 흡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럴 때 줄기 밑동을 0.5cm 정도 잘라낸 후 물에 담그면 흡수력이 크게 향상된다.
마치 생화를 물에 꽂을 때 줄기를 다시 잘라주는 원리와 같다. 이 과정을 거치면 상추 전체에 물이 고르게 퍼지면서 잎의 탄력도 눈에 띄게 좋아진다. 상추를 되살리는 데 있어서 작은 디테일 하나가 전체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3. 담근 후 바로 보관하지 말고 공기 중에서 한 번 말려주는 게 좋다
상추를 물에 담근 뒤 곧바로 밀폐용기에 보관하면, 남은 수분으로 인해 부패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럴 땐 물기를 제거한 뒤, 5~10분 정도 자연 바람에 말려주는 것이 좋다. 완전히 건조할 필요는 없지만 겉에 남은 물방울 정도는 제거해줘야 냉장고 안에서 곰팡이나 냄새가 생기는 걸 방지할 수 있다.
키친타월을 이용해 부드럽게 닦아낸 뒤 종이포일에 싸서 보관하면 수분은 유지하면서도 변질은 막을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친 상추는 최대 34일까지도 신선하게 유지된다.

4. 신선함을 오래 유지하려면 보관 환경도 중요하다
잘 되살린 상추라도 보관을 잘못하면 하루 만에 다시 시들 수 있다. 냉장고 안에서도 채소 전용 칸이나, 너무 낮지 않은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종이타월이나 천에 싸서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면 탄력이 훨씬 오래 간다.
또한 밀폐용기에 그냥 넣기보다는 공기 순환이 가능한 약간 여유 있는 상태로 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보관 중간에도 상태를 한 번씩 확인해 마르거나 상한 잎은 미리 제거해주는 게 좋다. 그렇게 하면 마지막 한 장까지 아삭하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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