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선 금지된 고사리, 한국에서만 즐기는 이유
고사리는 봄철 산나물로, 비빔밥이나 나물 반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한국의 대표 식재료입니다. 하지만 이 고사리는 의외로 해외에선 섭취를 권장하지 않거나, 일부 지역에선 아예 상업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된 경우도 있습니다. 건강식으로 알려진 고사리가 왜 외국에선 문제의 식재료로 분류될까요?

고사리 속 ‘프타킬로사이드’라는 독소
고사리에는 프타킬로사이드라는 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물질은 다량 섭취하거나 장기간 섭취했을 때, 인체에 해로울 수 있으며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또, 티아미나제라는 효소는 비타민 B1을 파괴해 결핍 증상을 유도할 수 있어 과다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안전하게 먹는 이유
한국에서 고사리를 즐겨 먹는 이유는 단순히 전통 식문화 때문만은 아닙니다. 고사리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독성 성분이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은 전처리 과정을 통해 고사리는 안전한 식재료로 바뀝니다.

말리기와 불리기
생고사리는 바로 먹지 않고 대부분 햇볕에 말립니다. 이렇게 말린 고사리는 물에 6시간 이상 불리는 과정을 거치며 독소가 일부 제거됩니다.

삶기
불린 고사리를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으면 유해 성분의 대부분이 열에 의해 분해되거나 물속으로 빠져나갑니다.

여러 번 헹구기
삶은 고사리는 찬물에 여러 번 헹궈 잔여 독소와 쓴맛을 제거합니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대부분의 위험 요소가 사라집니다.
이처럼 한국인은 자연스럽게 고사리를 안전하게 먹는 방법을 실천해 온 셈입니다.

고사리의 건강 효능
고사리는 제대로 조리되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훌륭한 식재료입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운동을 돕고 변비 예방에 좋습니다.
칼륨이 많아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칼슘, 인, 철분 등의 무기질도 들어 있어 골격과 혈액 건강에도 기여합니다.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반찬이 됩니다.

조리 전·후 체크리스트
생고사리는 절대 바로 먹지 말고 반드시 말린 후 사용하세요.
불릴 때는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더 좋고, 중간에 물을 2~3번 갈아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삶을 땐 충분히 끓는 물에 10분 이상 조리하고, 물은 한 번 이상 갈아줍니다.
보관할 땐 삶은 후 물기를 꼭 짜서 냉장 보관하고, 가급적 1~2일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고사리를 즐기는 방법
비빔밥에 들어가는 고사리는 참기름, 마늘, 간장으로 볶아 향을 더하면 입맛을 돋우는 반찬이 됩니다.
된장찌개에 넣으면 국물 맛이 진해지고, 식감도 다양해집니다.
고기 요리나 장조림에 넣으면 단백질과 궁합도 잘 맞아 영양의 균형을 맞춰줍니다.
어떤 식재료든 제대로 알고 조리하면 건강한 한 끼가 됩니다. 고사리도 그중 하나입니다. 외국에선 금지라지만, 한국에서는 오랜 지혜와 조리법 덕분에 여전히 식탁 위에서 반가운 나물이 되고 있죠. 다음에 마트나 시장에서 말린 고사리를 볼 때, 그 안에 담긴 조리의 시간과 건강을 떠올리며 한 번쯤 정성 들여 준비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