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나 토끼, 사슴 등 야생동물로부터 공항 시설을 지키고 항공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미군이 코요테 로봇을 내놨다.
미 육군 공병연구개발센터(U.S. Army Engineer Research and Development Center, ERDC)는 11일 공식 채널을 통해 항공기 운항이나 이동에 위험 요소가 되는 야생동물을 효과적으로 쫓아내는 코요테 로버(Coyote Rover)를 시험 중이라고 전했다.
공항에는 원래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는 전담 인력이 상주한다. 다만 넓은 활주로를 모두 관리하기 어렵고 비용 등 다양한 문제 때문에 적은 인원이 지나치게 넓은 구역을 비효율적으로 담당하는 공항이 적잖다.

ERDC는 로봇 개발자들은 야생동물을 효과적으로 쫓아내려면 상위 포식자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코요테를 정교하게 본뜬 로봇을 떠올렸다.
개발팀 관계자는 “공항 주변의 야생동물은 천적인 코요테를 본능적으로 두려워해 멀리서 보기만 해도 접근하지 않는다”며 “이 습성을 이용해 사실적인 외형과 민첩한 움직임을 갖춘 사이버 사냥꾼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코요테 로버는 현재 펜사콜라 미해군 항공기지 등 군용 공항에서 시범 운용되고 있다. 개발팀은 코요테 로버의 야생동물 퇴치 성능을 기록하면서 효율적인 운용 방법을 가다듬고 있다.

개발팀 관계자는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공항에서는 야생동물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새는 비행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거나 바람막이에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를 일으켜 기체에 막대한 손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생동물은 활주로를 가로지르거나 배선을 갉아먹고, 둥지를 만들고 배설하는 등 지상에서도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며 “공항들은 드론이나 맹금류, 개, 조명장치, 심지어 가스식 캐논포 등 다양한 방법을 썼지만 모두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요테 로버는 야생동물의 자연스러운 공포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장점이다. 동물에 해를 가하지 않도록 정지된 상태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필요하면 시속 32㎞ 속도로 주행해 야생동물을 위협한다.

원래 코요테 로버의 프로토 타입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폿(Spot)이 사용됐다. 다만 움직임이 느리고 야생동물이 무서워하지 않아 연구팀은 미국 무선 조종 자동차 업체 트랙사스의 고성능 기체에 플라스틱 코요테 껍데기를 씌워 로봇을 완성했다.
개발팀 관계자는 “코요테 로버의 제작비는 대당 약 3000달러(약 412만원)로 공항 야생동물 퇴치용 치고는 적당하다”며 “현재는 리모컨에 의해 원격 조종하지만 향후 자율주행과 자율충전, AI를 이용한 동물 식별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