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 생각 없이 “손 닿는 이곳”, 매일 병균 수천 마리 옮기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우리는 무심코 손을 갖다 대는 곳이 있습니다. 문 손잡이, 전자레인지 버튼, 스마트폰, 냉장고 손잡이… 이처럼 자주 접촉하는 부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 수천 마리가 번식하고 있으며, 그 병균들이 가장 쉽게 옮겨가는 경로는 바로 우리의 손입니다.
문제는 이 손으로 바로 음식을 만지고, 조리하고, 입으로 가져간다는 사실입니다.
그 결과, 깨끗하게 만든 음식도 병균에 오염된 손을 통해 위생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특히 여름철에는 식중독, 장염, 살모넬라 감염 등이 급증합니다.
오늘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손이 가장 자주 닿는 오염된 장소’, 그리고 그로 인해 음식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실제 식생활과 연결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냉장고 손잡이
냉장고는 하루에도 몇 번씩 여닫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냉장고 손잡이를 따로 소독하는 가정은 거의 없습니다.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고기, 채소를 만진 손으로 바로 문을 열거나, 장을 보고 온 후 손을 씻기 전 바로 냉장고 문을 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닭고기, 생선 손질 후 손에 남은 살모넬라균, 캠필로박터균은 냉장고 손잡이 표면에 그대로 옮겨집니다. 이 손잡이에 다음 사람이 손을 대고 그 손으로 과일을 꺼내거나 빵을 집으면 어떻게 될까요?
겉은 멀쩡해 보여도 오염된 손을 통해 병균이 음식에 직접 옮겨집니다. 특히 여름철엔 식중독 위험이 훨씬 커지게 됩니다.

조리대 앞 스위치, 가스레인지 조작부
요리를 하다 보면 손을 자주 씻지 못한 채 불 조절을 위해 가스레인지 다이얼을 돌리거나, 조리대 조명을 켜는 스위치를 만지게 됩니다.
이때 손에 남아 있던 생고기 육즙이나 음식물 성분이 이 조작부 표면에 묻고, 세균이 빠르게 증식할 수 있습니다. 이후 조리 도중 다시 이곳을 만지면 손이 다시 오염되고, 그 손으로 야채를 씻거나, 접시를 잡는 과정에서 병균이 연쇄적으로 퍼집니다.
특히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샐러드, 과일, 김밥 재료 등에 이 손이 닿을 경우 식중독 위험은 더욱 커집니다.

스마트폰
조리 중 스마트폰을 보는 분들 많으시죠. 레시피를 검색하거나, 타이머를 맞추거나, 음악을 재생하려고 요리 중간에 휴대폰을 손에 쥐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가정 내에서 화장실 다음으로 세균이 많은 물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리 중 고기를 손질한 손으로 잠깐 휴대폰을 잡고, 그 손으로 채소를 썰거나 음식 담는 용기를 만지면 스마트폰에 있던 각종 세균이 음식에 오염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에는 대장균, 포도상구균, 박테리아 수천 마리가 검출되었다고 하니 요리 중에는 절대로 맨손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식기 건조대 주변
많은 가정에서 설거지 후 식기를 올려놓는 건조대 주변은 항상 습기가 많고, 물기와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아래 물받이에 생긴 곰팡이, 박테리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활발하게 번식합니다.
이런 공간은 육안으로 보기에 깨끗해 보여도 손으로 만지고 그 손으로 조리나 음식 세팅을 하면 세균이 그대로 접시나 수저에 묻어 식탁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우리의 손은 하루에도 수백 번, 다양한 곳을 오갑니다.
그 손이 가장 자주 닿는 곳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의외로 ‘청소 대상에서 빠진 구역’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손에서 음식으로, 그리고 입으로 이어지는 경로는 가장 빠르고, 가장 취약한 감염 경로입니다.
깨끗한 음식을 준비한다고 해도, 그 음식에 닿는 손이 병균을 옮긴다면 그 어떤 조리법도 의미가 없습니다.
오늘 한 번 주방 곳곳을 다시 둘러보시고, 무심코 손이 닿는 공간에 어떤 세균이 숨어 있을지 다시 점검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건강한 식탁은 손 위생에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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