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설국의 진짜 얼굴, 홋카이도(北海道)의 겨울
일본 최북단 지역 홋카이도는 겨울이 되면 마치 동화 속 마을로 변신한다. 사방이 눈으로 뒤덮여 자연이 고요하게 멈춘 듯한 풍경, 순백의 대지와 맑은 하늘이 만들어내는 그 특별한 분위기는 여느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이다. 특히 삿포로(札幌), 오타루(小樽), 비에이(美瑛) 세 지역은 설경 여행지로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하며, 눈꽃을 테마로 한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로 가득하다.

2. 삿포로 – 눈의 도시, 환상의 야경
삿포로는 홋카이도 겨울 여행의 중심지다. 매년 2월 초 열리는 ‘삿포로 눈축제(さっぽろ雪まつり)’는 수백만 명이 찾는 대형 이벤트로, 오도리 공원에 세워진 수십 개의 대형 눈 조각(雪像)은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해가 지면 조명으로 색을 더해 장관을 이루고, 도심 한복판에서 눈으로 만든 성과 캐릭터 조각을 감상할 수 있다. 삿포로역 근처 숙소는 1박 7,000엔 내외부터 시작하며, 눈축제 기간에는 반드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눈축제 외에도 스스키노 거리의 아이스 바, 맥주 박물관, 징기스칸(ジンギスカン, 양고기 철판구이) 맛집 등 도심 속에서 겨울의 맛과 멋을 모두 즐길 수 있다.

3. 오타루 – 클래식 감성 가득한 운하의 도시
삿포로에서 전철로 약 40분, 오타루는 옛 정취와 겨울 감성이 어우러진 항구 도시다. 특히 ‘오타루 유키아카리노미치(小樽雪あかりの路)’라는 겨울 이벤트는 밤이 되면 운하(運河) 주변을 따라 수많은 유리 등불이 반짝이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리 곳곳에 손수 만든 눈 조각과 초롱이 놓여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오타루는 오르골당(オルゴール堂), 유리공방, 초밥 거리(寿司屋通り)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특히 현지 초밥집인 ‘마사즈시(政寿司)’는 1인당 3,000엔대부터 수준 높은 초밥을 즐길 수 있어 미식 여행자들에게 인기다.

4. 비에이 – 설경 사진의 정석, 끝없는 하얀 언덕
비에이는 삿포로에서 기차로 약 2시간 반 거리의 소도시로, 겨울이면 ‘패치워크의 길(パッチワークの路)’과 ‘청의 호수(青い池)’가 새하얀 눈으로 덮이며 장관을 이룬다. 특히 ‘흰 수목의 언덕(白金の丘)’이라 불리는 지역은 해 질 무렵 노을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만든다. 유명한 ‘세븐스타의 나무’나 ‘케냐의 언덕’ 같은 뷰포인트는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 성지로 불린다.
비에이 시내에는 작은 료칸과 민박이 많고, 1박 5,000~10,000엔 내외로 숙박 가능하다. 겨울철엔 렌터카를 이용하면 풍경 감상이 훨씬 자유로우며, 주변에는 온천 시설도 있어 하루의 피로를 풀기 좋다.

5. 겨울 홋카이도 여행 팁
홋카이도 겨울 여행은 아름답지만 날씨가 험할 수 있다. 방한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하며, 신발은 미끄럼 방지 기능이 필수다. 기차와 버스 이동이 원활하지만, 비에이 같은 외곽 지역은 렌터카가 훨씬 효율적이다. 눈 축제나 유키아카리 같은 계절 이벤트는 매년 날짜가 달라지므로 미리 공식 일정 확인이 필요하다.
일정 중 하루쯤은 도심을 벗어나 온천이 있는 료칸에서 보내는 것도 추천한다. 뽀얀 설경을 바라보며 온천에 몸을 담그는 순간, 홋카이도의 겨울이 왜 특별한지 온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이 계절, 이 장소에서만 가능한 감동이 분명 존재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