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도쿄 밖에서 만나는 ‘진짜 일본’
도쿄(東京)는 늘 바쁘고 화려하다. 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전혀 다른 리듬으로 살아가는 일본의 모습이 펼쳐진다. 기차로 1시간 내외 거리에는 일본 고유의 정취와 일상이 살아 있는 소도시들이 숨어 있다. 가마쿠라(鎌倉), 에노시마(江の島), 가와고에(川越)는 그런 ‘느린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인 도시들이다. 일일 여행 코스로도 알맞고, 도보로 충분히 돌아볼 수 있어 하루의 여유를 더한다.

2. 가마쿠라(鎌倉) – 사찰과 대불 사이 고즈넉한 걷기
도쿄역에서 JR 요코스카선을 타고 약 1시간 거리, 가마쿠라는 중세 일본의 수도였던 도시다. 고즈넉한 사찰이 즐비한 이곳은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걷기 여행에 특히 적합하다. 가장 유명한 곳은 가마쿠라 대불(鎌倉大仏)과 하세데라(長谷寺). 바닷바람을 느끼며 절에서 절로 이어지는 길은 한적하면서도 기품이 있다. 고마치도리(小町通り)에는 전통 간식과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어 가벼운 먹거리 여행도 함께 즐길 수 있다.

3. 에노시마(江の島) – 바다와 섬, 그리고 고양이
가마쿠라에서 에노덴(江ノ電)을 타고 이동하면 금세 도착하는 에노시마는 작고 아름다운 섬이다. 육지와는 긴 다리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걸어서 섬 전체를 한 바퀴 도는 산책 코스가 인기다. 정상에 있는 에노시마 신사(江島神社)와 전망대, 바위 해안의 이와야 동굴(岩屋洞窟)은 꼭 들러볼 만하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풍경이 아름답고, 섬 곳곳에 고양이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고양이 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조용한 아침 시간대에 방문하면 관광객 없이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4. 가와고에(川越) – 에도 시대가 살아있는 작은 교토
도쿄에서 세이부 신주쿠선으로 약 1시간. 가와고에는 ‘코에도(小江戸)’라 불리는 에도 시대 거리 풍경이 지금도 그대로 보존된 도시다. 구라즈쿠리(蔵造り) 건물들과 종탑(時の鐘), 달콤한 고구마 간식이 유명한 가와고에의 고로칸 거리(菓子屋横丁)는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카타를 대여해 거리를 걸으면 더욱 특별한 하루가 된다. 일본의 전통을 느끼고 싶지만 교토까지는 멀게 느껴질 때, 대안으로 손색이 없다.

5. 도쿄 근교 소도시 여행 팁
세 도시 모두 ‘기차로 1시간 이내’, ‘도보 중심 이동’, ‘반나절~하루 코스’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짐 없이 가벼운 차림으로 떠나기 좋고, 도쿄 시내에서 이동이 편리하다. 특히 평일 방문을 추천하는데, 인파가 적어 훨씬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현지 맛집도 함께 경험해보면 좋다. 가마쿠라의 멸치덮밥(しらす丼), 에노시마의 문어볼, 가와고에의 고구마 아이스크림은 소도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별미다.
도쿄에 머물면서도 일본의 또 다른 얼굴을 보고 싶다면, 이 세 도시를 기차에 올려보자. 여유와 전통, 자연이 어우러진 하루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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