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이 진행되면 암세포는 림프절이나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진다. 이 시점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단순히 대장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전이된 장기들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복합적 변화이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세심하게 감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음은 대장암이 다른 장기로 퍼졌을 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5가지 신호이다.
지속되는 복부 팽만과 오른쪽 통증
대장암이 간으로 전이되었을 경우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복부 팽만과 오른쪽 갈비뼈 아래의 묵직한 통증이다. 간은 통증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않지만, 크기가 커지면서 간막을 자극하면 불쾌한 압박감과 통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은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되며, 눕거나 움직일 때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복부가 가스처럼 더부룩한 느낌이 계속되거나 포만감이 쉽게 느껴진다면 단순 위장 문제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또한 간이 부어 있는 경우 외형상 복부 비대칭이 보이기도 한다. 이는 이미 간 기능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기침과 호흡 곤란
폐는 대장암 전이의 주요 표적 중 하나로, 특히 오른쪽 폐 하엽에 잘 전이된다. 폐 전이가 진행되면 특별한 감기 증상 없이 마른기침이 지속되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관지 자극 정도로 생각되지만, 기침이 수 주 이상 지속되고 수면 중에도 악화된다면 병적인 상태로 볼 수 있다.
또한 호흡 시 쇳소리가 나거나 기침할 때 가슴에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폐에 생긴 병변이 기도나 폐포를 자극하기 때문이며, 심한 경우에는 혈담이 나올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이 항생제나 진해거담제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폐 전이를 강력히 의심해야 한다.
식사량 대비 급격한 체중 감소
체중 감소는 암이 전신으로 퍼졌다는 강력한 생리적 신호이다. 식욕이 비교적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빠르게 줄어든다면, 이는 암세포가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3개월 이내에 체중의 5% 이상이 줄어든다면 단순한 체형 변화나 다이어트로 보기 어렵다.
전신으로 전이된 암은 염증 반응과 함께 근육 조직을 파괴하며, 결과적으로 체지방뿐 아니라 근육량까지 급격히 감소시킨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피부 탄력 저하, 탈모, 만성 피로 같은 부수적인 전신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겉보기에는 말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이미 심각한 대사 이상이 일어나고 있는 상태다.
피부와 눈 흰자의 황변
대장암이 간에 전이되면 간세포 기능 저하로 인해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황달이다. 황달은 눈의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며, 일반적으로 피부보다 눈에서 먼저 관찰된다.
환자 스스로 거울을 통해 변화에 눈치채는 경우가 많고, 피부가 간지럽거나 소변 색이 짙어지는 등의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 황달은 간이 단순히 피로한 상태에서 발생하지 않으며, 대부분 조직이 손상됐을 때 나타나는 결과이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간 기능 검사를 포함한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신경계 변화와 인지 저하
대장암이 뇌로 전이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전이가 일어났을 경우 매우 빠르게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성격 변화, 인지 능력 저하, 방향감각 상실, 언어 혼란 등이 있으며, 갑작스러운 졸림이나 집중력 저하도 포함된다. 뇌의 특정 부위가 암세포에 의해 압박되면 손 떨림, 마비, 시야 흐림 같은 국소 신경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때는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 악화되기를 반복할 수 있어 뇌졸중이나 우울증과 혼동되기도 한다. 하지만 1주일 이상 이상 행동이나 사고 능력 저하가 지속된다면 신경계 이상을 의심하고 즉시 영상 촬영을 고려해야 한다. 전이성 암에 의한 신경 손상은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회복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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