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5억 하락의 충격과 현실
2025년 7월, 서울 강남 아파트 시장에 큰 충격이 닥쳤다. 최근 몇 달 사이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 실거래가가 5억 원 이상 하락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때 ‘불패’로 불리던 강남 아파트마저도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집주인들은 “오도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매도는 쉽지 않고, 보유 부담은 커지는 이중고가 현실이 됐다.
대출 규제, 거래 절벽을 부추기다
현재 강남 집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강력한 대출 규제다. 2025년 6월 말 정부가 발표한 ‘6·27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 원으로 제한됐다. 특히 기존 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대환대출’마저 한도가 1억 원으로 묶이면서, 금융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크게 줄었다. 그 결과,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거래량은 60% 이상 감소했다. 집을 사고 싶어도 대출이 막혀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것이다.
‘영끌족’과 기존 대출자, 이자 부담에 신음
2020년대 초반 초저금리 시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산 이들은 최근 2~3년 새 금리가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폭증했다. 2020년 7월 주담대 평균금리(2.45%)에서 2025년 7월 기준 약 4.5%까지 상승했다. 대출 만기가 30년으로 제한되면서 원리금 상환액도 늘어나, 기존 대출자들은 갈아타기도 어렵고, 매도도 쉽지 않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금리 인하 기대감, 그러나 정책은 수요 억제에 집중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가계대출이 계속 늘어나면서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각종 수요 억제책을 동원해 집값을 잡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민생 지원금 등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어,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은 계속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은 늘고 수요는 억제되면, 언젠가는 다시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플레이션과 유동성, 집값 반등의 불씨?
최근 몇 년간 기준금리가 인하될 때마다 시중 통화량(M2)은 10~40조 원씩 늘어났다. 2025년 8월에도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유동성 증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잠재적 집값 반등 요인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대출 규제의 벽이 워낙 높아, 단기적으로는 집값이 추가 하락하거나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
‘깡통 전세’와 투자 심리 위축
강남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깡통 전세’(집값이 전세금보다 낮아지는 현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전세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투자 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특히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경우,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정부 정책의 역효과와 시장의 혼란
정부는 대출 규제와 수요 억제로 집값을 잡으려 하지만, 대환대출 제한 등 일괄적 규제는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은행 간 경쟁이 사라지면서 금리 인하 요인이 줄고, 소비자들은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에 따라 집값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집값 하락, 언제까지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지금은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으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유동성 확대와 인플레이션, 정책 변화 등 변수에 따라 집값이 언제든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분간은 하락과 횡보가 반복될 전망이지만, 대출 규제 완화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시장이 다시 꿈틀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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