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운 여름, 수박은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갈증을 해소하고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대표적인 여름 필수품이다. 그런데 최근 유통시장에 ‘피수박’이라는 이름의 문제 과일이 늘고 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속이 물렁하거나 무르고 맛이 없는 수박으로, 먹어보면 실망감이 크다. 특히 최근 이어지는 폭염과 고온현상으로 피수박 발생률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 수박은 고르는 순간부터 구분이 가능하다. 두드리는 소리만 잘 들어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피수박’이란 무엇인가?
피수박은 수박이 생육 중 고온 스트레스에 장시간 노출되며, 과육의 조직이 파괴돼 내부가 물러지고 물이 많이 생긴 상태의 수박을 말한다. 과육 안의 세포벽이 무너져 당도는 낮고 식감은 흐물거리며, 잘라보면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는 경우가 많다.
피수박은 먹는 데 큰 위험이 있는 건 아니지만, 수박 본연의 시원함과 아삭함, 달콤한 맛을 기대하고 샀다면 실망하기 충분하다. 특히 과육이 갈변하거나 발효된 냄새가 난다면 구매 후 빠르게 상할 위험도 크다.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내부는 이미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있다.

폭염일수 많을수록 피수박 발생 확률도 높아진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극심한 폭염은 수박 재배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수박은 고온에 약한 작물로, 특히 낮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5일 이상 지속되면 과육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때 세포 내 수분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세포막이 터지고, 조직이 무너지기 쉬운 상태로 바뀐다.
이처럼 폭염은 외부에서 보기 어려운 ‘내부 품질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수확 전 농가에서도 미처 걸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비자 스스로 고를 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며, 단순히 껍질 상태나 크기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두드렸을 때 둔탁한 ‘통나무’ 소리가 나면 주의
피수박을 고르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두드리는 소리’다. 제대로 익고 속이 단단한 수박은 손으로 쳤을 때 ‘땅땅’하고 울림이 있는 청명한 소리가 난다. 반면 과육이 무르거나 물찬 피수박은 ‘퍽퍽’하거나 ‘통통’하는 둔탁한 나무 소리에 가깝다.
그 이유는 과육이 물러지면 내부 공기층이 줄어들고, 울림을 만드는 구조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특히 수박 껍질이 지나치게 반들거리고 단단한 느낌이 들며, 두드렸을 때 묵직한 둔탁음이 난다면 구매를 피하는 것이 좋다. 같은 크기라면 상대적으로 더 무겁고 소리가 맑은 수박이 신선할 가능성이 높다.

보관 중 수분 고임 현상도 피수박의 전조
피수박은 구매 직후보다 보관 중에 내부 수분이 더 분리되며 품질이 빠르게 떨어진다. 절단 후 냉장 보관해도 물처럼 흥건하게 고이는 현상, 과육이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나면 이미 수박의 신선도가 크게 저하된 상태다.
냉장실 보관 시 밀폐 용기를 쓰고 되도록 하루 이내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보관 전 단면에 수분이 많이 맺혀 있다면 피수박일 가능성이 높다. 수박을 자르기 전부터 두드려 소리를 체크하고, 보관 시 수분 상태도 함께 관찰해야 여름철 수박 구매 실패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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