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화재가 예정이율 인하 및 동결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보험업계 전반에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진 상황이지만, 메리츠화재는 타사 대비 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보험료 인상기에도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8월부터 예정이율을 인하 및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종 조정 폭과 보험료 인상 수준은 타사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보험업계는 올 하반기 중 다수 보험사가 예정이율을 줄줄이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예정이율 인하는 보험료 인상으로 직결되는 만큼, 소비자 부담 확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최근 금리 흐름과 맞물려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0일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올해 들어 2월과 5월 두 차례 각각 0.25%포인트(p)씩 인하된 바 있다.
이에 보험사의 평균공시이율(2.75%)보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매년 발표하는 평균공시이율은 보험사별 공시이율을 매월 말 보험료적립금 기준으로 가중평균한 수치다. 이 수치는 보험사가 새해 사업 계획을 세울 때 기준이 된다.
보험사들은 역마진을 대비하기 위해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예정이율은 평균 공시이율을 기반으로 보험사가 설정하는 예상 수익률이다. 이율이 낮아질수록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고객이 납부하는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경쟁사보다 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의 고수익 모델을 강화하며 손해보험업계 내 입지를 빠르게 넓혀왔다. 지난해에는 1조710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5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번 예정이율 인하 국면에서도 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예정이율을 조정할 수밖에 없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역마진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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