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방을 아무리 깨끗이 정리해도 해결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바로 가스레인지 주변이나 찬장 손잡이에 끈적하게 들러붙은 기름때다. 물수건이나 세제, 베이킹소다로 닦아도 미끄덩한 기름 성분이 남아 찝찝할 때가 많다. 그런데 의외로 집에 굴러다니는 ‘손소독제’ 하나만 있으면, 몇 년 묵은 기름때까지 말끔하게 닦아낼 수 있다. 별다른 도구 없이도 주방이 새것처럼 변하는 마법 같은 방법이다.

손소독제 안의 알코올 성분이 기름을 분해한다
손소독제의 주성분은 대부분 ‘에탄올’이다. 이 알코올은 바이러스나 세균을 죽이기도 하지만, 지방 성분을 잘 녹이는 용매 특성이 있어 기름때 제거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주방 기름때처럼 공기 중 먼지와 유증기가 엉켜 굳어진 찐득한 때는 물이나 일반 세제로는 잘 지워지지 않지만, 알코올 성분에는 쉽게 분해된다.

손소독제를 마른 천에 소량 묻혀 가볍게 문지르면, 끈적이던 기름때가 마치 녹아내리듯 벗겨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별도로 물을 사용할 필요도 없고, 강한 마찰 없이도 효과를 볼 수 있어 손목 부담도 적다.

스테인리스, 타일, 유리 표면에도 활용 가능
손소독제를 이용한 청소는 주방 가전이나 찬장 외에도 후드, 냉장고 옆면, 전자레인지 외부, 타일 벽면 등 다양한 표면에 모두 활용 가능하다. 특히 스테인리스나 유광 플라스틱 표면에 묻은 기름때는 눈에 잘 띄고 잘 닦이지 않는데, 이럴 때 소독제로 닦으면 자국 없이 번들거림만 남기고 기름 찌꺼기를 제거할 수 있다.

단, 코팅이 약한 표면이나 무광 원목, 도장이 벗겨질 우려가 있는 재질에는 먼저 눈에 띄지 않는 부분에 테스트해보는 것이 좋다. 알코올이 강한 화학 약품은 아니지만, 잦은 사용은 표면 질감을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 1~2회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다.

집에 남아도는 손소독제, 활용도 높인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집마다 손소독제가 여러 개씩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유통기한이 지났더라도 소독 효과는 다소 떨어질 수 있어도, 청소용으로 활용하기엔 무리가 없다. 유통기한이 지난 소독제를 버리기 아까웠다면, 기름때 제거용으로 바꿔 생각해보는 것이 유용하다.

특히 물청소가 어려운 구석이나 틈새, 주방 손잡이, 가스레인지의 다이얼 틈처럼 작고 정교한 부위에는 알코올 성분이 빠르게 스며들어 찌든 기름을 부드럽게 분해해준다. 면봉이나 화장솜에 묻혀 틈새를 쓸어주는 방식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청소 후 반드시 마른 천으로 한 번 더 닦기
알코올 성분은 휘발성이 높아 금방 마르지만, 청소 후에는 반드시 마른 천으로 한 번 더 닦아 마무리해주는 것이 좋다. 이는 기름때와 함께 분해된 오염물 찌꺼기를 제거하고, 표면에 남은 잔여 성분을 깨끗이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냄새가 걱정된다면 레몬즙을 약간 섞어 향을 완화할 수도 있다. 단순한 세척이 아니라 위생 유지 측면에서도 손소독제를 활용한 주방 청소는 가정 내 감염 예방과 청결한 환경 유지에 효과적인 습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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