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후 혈당은 식단과 음식 종류뿐 아니라 ‘식후 움직임’에 따라서도 큰 영향을 받는다. 대부분은 식후 산책 정도를 떠올리지만, 의외로 집에서도 누워서 단 몇 초만 움직여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힙브릿지(Glute Bridge)’ 운동이다. 헬스장에서나 하는 줄 알았던 이 간단한 자세 하나가, 실제로 식후 혈당을 낮추는 데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많은 연구와 사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운동이 어렵거나 귀찮은 사람이라면 더욱 시도해볼 만하다.

식후 혈당 상승, 방치하면 혈관 손상부터 시작된다
식사를 하면 탄수화물이 소화되며 포도당으로 바뀌고, 이 포도당이 혈액으로 흡수되며 혈당 수치가 상승하게 된다. 문제는 식후 1시간 이내 혈당이 급격히 치솟을 경우, 혈관 내벽에 미세한 염증을 유발하고 인슐린 기능 저하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반복하면 제2형 당뇨병,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식후 혈당은 식이조절만으로 완전히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에, 식사 직후의 가벼운 움직임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도 전신 근육 중 큰 비율을 차지하는 하체와 둔근(엉덩이 근육)을 자극하는 동작이 혈당 조절에 특히 효과적이다.

‘힙브릿지’는 둔근과 햄스트링을 자극해 혈당 소모를 촉진한다
힙브릿지는 바닥에 누워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단순한 운동이다. 하지만 이 동작은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 근육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힘 전달 구조를 가지며, 그만큼 당을 에너지로 빨리 소모시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둔근은 인체에서 가장 큰 근육 중 하나로, 한 번 수축할 때 사용되는 포도당 양이 많다. 식후에 힙브릿지 동작을 5초간만 유지해도 이 근육이 포도당을 끌어다 쓰면서 혈당 상승 속도를 늦추고,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숨이 차지 않고, 땀도 나지 않지만 대사에는 강력한 자극이 된다.

실제 연구에서도 ‘짧고 강한 수축’이 혈당 억제에 효과적
운동이 혈당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짧은 고정성 근육 수축(static contraction)이 대사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늘고 있다. 힙브릿지는 대표적인 정적 수축 운동으로, 짧지만 강하게 근육을 긴장시키는 것이 포도당 수요를 단기간에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5초 이상 힙브릿지를 반복하면 혈당의 급상승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지방 축적 억제, 체내 인슐린 반응 개선에도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있다. 특히 5초라는 짧은 시간 덕분에 부담감이 없고, 침대 위나 거실에서도 쉽게 실천 가능하다.

단 5초라도 꾸준히 하면 대사 건강이 바뀐다
힙브릿지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고, 다이어트나 체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 특히 식후 10분 이내에 5초간 엉덩이를 들어 올려 유지하고, 이를 3~5회 반복하는 루틴을 만들면 별도의 운동 없이도 혈당 변동을 안정화시키는 습관으로 연결된다. 중요한 건 ‘짧아도 즉시 실천하는 것’이다. 하루 세 번, 식후 누워서 5초씩만 힙브릿지를 해도 혈관과 인슐린 반응은 차츰 개선된다. 운동이 부담스러운 사람, 식후 졸음이 심한 사람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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