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잠든 지 몇 시간이 지나고, 시계는 새벽 3시. 같은 시간에 매일 깨어나는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다. 이는 신체가 보내는 특정 장기와 호르몬 이상에 대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새벽 3시 전후로 반복적으로 잠에서 깨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 불면증이나 스트레스가 아니라 자율신경계 이상, 우울증, 갑상선 질환, 혈당 장애 같은 병리적 원인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율신경계와 코르티솔 분비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사람의 몸은 밤이 깊을수록 휴식 모드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새벽 3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가 다시 활성화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정상적인 리듬에서는 이때도 깊은 수면 상태가 유지되지만, 자율신경계가 불균형하거나 부신 피로 증후군이 있는 경우엔 코르티솔이 과하게 분비되며, 잠이 깨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자는 동안에도 뇌는 ‘경계 모드’를 유지하게 되고, 결국 깊은 수면 없이 얕은 수면만 반복되어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 만성 피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한 수면 패턴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징후다.
우울증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높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단순히 기분이 가라앉거나 슬픈 상태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우울증은 수면 패턴의 변화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새벽 2~4시 사이에 이유 없이 깨고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 뇌 내 세로토닌·멜라토닌 분비 저하가 우울증 초기와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
이 증상은 흔히 ‘조기 각성’이라 불리며, 기분 변화보다 수면 이상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피로는 누적되고 낮 동안의 의욕 저하로 이어지며, 결국 정신 건강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꾸준히 새벽에 깬다면 감정 상태뿐 아니라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의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당뇨 전단계 혹은 혈당 불균형 경고일 수도 있다
잠자는 동안 인슐린과 혈당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공복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지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은 새벽 시간에 저혈당 반응으로 인해 각성 상태가 유발될 수 있다. 이 경우, 자다가 식은땀이 나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도 동반된다.
새벽 3시경의 반복된 각성이 있을 경우 당뇨병 전단계나 공복혈당 장애를 의심해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밤 늦게 식사하거나 당분 섭취가 잦은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도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심박수 증가, 체온 상승, 불안감, 초조함과 함께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중간에 자주 깨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특히 새벽 시간대의 각성과 더불어, 전신에 열이 오르거나 식은땀이 나는 현상도 같이 나타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흔하며, 특히 30~50대 여성에서 새벽 각성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갱년기 증상이나 불면으로 치부하지 말고 갑상선 기능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