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이? 지루할 줄 알았지? 딱 보면 오산이다
후쿠이현(福井県, ふくいけん)은 도쿄나 오사카처럼 화려한 대도시는 아니지만, 가족 단위 여행지로는 꽤나 강력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하루 종일 뛰어놀 수 있는 ‘후쿠이 공룡박물관(福井県立恐竜博物館, きょうりゅうはくぶつかん)’과 천연 동해안을 따라 펼쳐진 자연 풍경은 여행 전체의 만족도를 확 끌어올려준다. 이 지역은 ‘체험형 여행’을 원하는 가족에게 특히 잘 맞는다.

공룡 덕후 아이가 있다면 무조건 여기부터
후쿠이 공룡박물관은 일본 최대 규모의 공룡 전문 박물관으로, 공룡 화석이 실제로 발견된 ‘가쓰야마(勝山市, かつやまし)’에 자리 잡고 있다. 일본에서 발굴된 공룡 화석의 절반 이상이 이 지역에서 나왔다고 할 정도니, 그냥 꾸며놓은 테마파크가 아니라 진짜 ‘리얼 공룡 성지’다.
관람 포인트는 살아 움직이는 듯한 대형 공룡 로봇(恐竜ロボット),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화석 발굴 체험(化石発掘体験, かせきはっくつたいけん), 그리고 압도적인 전시 규모다. 아이들에겐 놀이터 같고, 어른들에겐 자연사 박물관 수준의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다. 여름엔 실외 화석 발굴장도 개방되는데, 진짜로 작은 화석 조각을 들고 돌아가는 가족들도 꽤 많다.

동해안 따라 달리다 보면 만나는 비현실적인 풍경
박물관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차를 타고 동해안 쪽으로 내려가보자. 후쿠이현의 해안선은 생각보다 거칠고 아름답다. 특히 ‘도진보(東尋坊, とうじんぼう)’라는 해식 절벽은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적당한 긴장감과 스릴을 준다.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푸른 동해(日本海, にほんかい)는 확실히 도시에서 보던 바다와는 다르다.
근처엔 작은 유람선(遊覧船, ゆうらんせん)을 타고 절벽 사이를 지나는 투어도 있으니,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모험 같은 느낌으로 구성해볼 만하다. 자연을 그냥 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란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가족 단위 여행자에 딱 맞는 이동 동선
후쿠이는 도쿄나 오사카에서 신칸센(新幹線)이나 특급 열차를 이용하면 무리 없이 접근 가능하다. 특히 ‘후쿠이역(福井駅, ふくいえき)’은 공룡 박물관을 테마로 꾸며진 조형물과 벽화로 아이들에게 첫인상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다.
렌터카를 이용하면 공룡박물관 → 도진보 → 미쿠니 해변(三国海水浴場, みくにかいすいよくじょう) 같은 코스로 이어지는 하루 일정이 매우 효율적으로 짜인다. 숙소는 대부분 온천 료칸(温泉旅館, おんせんりょかん)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고, 아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식사 옵션이나 다다미 방을 제공하는 곳도 많아 편하다.

실내와 실외, 지식과 체험이 완벽히 섞인 코스
이 코스의 가장 큰 장점은 ‘지루할 틈이 없다’는 거다. 오전엔 실내 박물관에서 교육적이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오후엔 바닷바람을 맞으며 절벽과 자연을 즐긴다. 저녁엔 온천에 몸을 담그고 전통 가이세키 요리(懐石料理, かいせきりょうり)로 마무리. 하루의 흐름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균형 있게 짜여 있는 구조다.
특히 공룡박물관은 단순한 전시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 연구실을 볼 수 있는 투명한 벽 구조나,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장비를 설명해주는 공간도 있어 어른들도 흥미롭게 돌아볼 수 있다. 반면 해안 코스는 뛰어놀기 좋은 평지와 탐험 같은 분위기를 줄 수 있는 암석 지형이 잘 조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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