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규제에도 식지 않는 매수세, 잠깐 숨 고른 서울 집값
2025년 들어 정부가 대출을 강하게 조이면서 잠시나마 서울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일어났다. 실제로 7월 초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은 직전 주 대비 눈에 띄게 줄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주요 고가 지역은 물론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나 양천, 영등포 등 곳곳에서 상승세가 완만해졌다. 시장에는 “매수세가 많이 줄었고, 거래도 한동안 뜸해졌다”는 반응이 퍼졌다. 하지만 집값 자체 오름세가 근본적으로 꺾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급지 쏠림, 즉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이 강화되며 상승의 기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수퍼 사이클’ 본격화…서울 집값 왜 쉬지 않나
부동산 시장의 다수 전문가는 서울 집값이 일시 조정 국면 이후 다시 ‘장기 급등장’, 즉 수퍼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단순한 단기 급등이 아니라 수년간 지속되는 상승장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임대차 2법 만기 도래에 따른 전셋값 상승, 서울 주택공급 절벽,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 같은 구조적 요인들이 중첩되면서 매수세의 근본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특히 강남권은 이미 2024년부터 상승 흐름에 들어섰고, 강북 등 주요 지역도 올해부터 거래량이 늘면서 오름세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매매 수요가 임대 수요를 앞지르는 구조적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공급 부족·전셋값 급등, 서울 폭등장의 뿌리
서울의 집값이 좀처럼 식지 않는 근본 이유는 절대적인 공급 부족이다. 2023년 기준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96%에서 93%대로 크게 하락했다. 이미 26만 가구 이상이 부족한 가운데 신규 아파트 착공 물량 감소, 대규모 재정비 지연 등에 따라 공급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전셋값 상승이다. 2020년 임대차법 도입 이후 4년 만기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셋값이 1년 넘게 계속 오르고 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매매로 전환하지 않으면 주거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서울 매매시장 전체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전세시장에서는 소형 아파트를 향한 실수요 쏠림, 빌라·다가구주택의 전세 수요 급감 등 판도 변화도 감지되고 있어 매수심리가 더 강해지는 양상이다.

정책의 부작용, 효과의 한계…서울만 버블인가
대출 규제와 같은 정부 대책은 단기적으로는 명확한 효과를 보인다. 신고가 거래 이후 몇 억 원씩 떨어진 사례나, 일시적 거래절벽 등은 그 예시라 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제 정말 꼭 고점인가, 위험하지 않은가’ 경계심이 커졌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이런 정책 효과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은 많지 않다. 금리 인하 기대감, 초고가 신축·재건축 단지에 매수세 집중, 실수요 위주의 ‘상급지 사수’ 열풍 등이 언제든 상승폭을 다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규제가 일시적으로 분위기를 누를 뿐, 기본적인 시장 구조 자체를 흔들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양극화와 쏠림, 서울 부동산의 또 다른 풍경
서울 집값 급등은 지방과의 양극화 문제도 낳았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은 미분양과 침체에 허덕이고 있지만, 서울 및 강남,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계속해서 경신되고 있다. 서울 내부에서도 신축·재건축 대장주와 일반 중저가 아파트 간의 격차, 강북과 강남, 도심과 외곽 간 가격괴리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결국 서울에서는 상위 10~20% 아파트에 매수세가 집중되고, 내집 마련에 실패한 이들은 더욱 불안해지는 ‘이중고’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2025년, 서울 아파트 미래는? 전문가들이 본 집값 방향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서울 아파트값은 1~5% 소폭 상승 혹은 그 이상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명 가운데 90% 가까운 이들이 ‘상승 전망’을 내놨으며, 하락을 전망한 전문가는 찾기 힘들다. 변수로는 여전히 공급 부족, 전셋값·금리 변화, 부동산 PF 리스크, 정부 정책의 추가 변화(분양·대출 규제 등)가 꼽힌다.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 개편, 신속한 공급 확대 대책 마련이 없다면, 현재의 ‘수퍼 사이클’은 적어도 단기 내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FAQ
Q1.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대출 규제가 미친 실질적 효과는 무엇인가요?
대출 규제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거래량이 줄고 상승폭도 낮아졌지만, 전체적인 상승세나 고가 단지 중심의 매수세는 크게 꺾이지 않았습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관망세가 일시적으로 강화됐을 뿐입니다.
Q2. ‘수퍼 사이클’이란 무엇이며, 서울 시장에서 왜 말이 나오나요?
수퍼 사이클은 단기 급등이 아닌 구조적·장기적 요인에서 비롯되어 여러 해에 걸쳐 시장 전체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현상입니다. 서울은 공급 부족, 전세 불안, 금리, 대장주 쏠림 등 복합 변수로 수퍼 사이클의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Q3.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는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이유는 신규 주택공급 부족과 착공 감소, 임대차 2법 이후 전셋값 급등, 초고가 신축·재건축 단지 집중 등의 구조적 요인입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우량 아파트 매입을 선호하는 현상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Q4. 앞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에 주목해야 할 위험 요인은 무엇인가요?
추가 공급 축소와 금리 정책 변화, 임대차법 만기 이후 전세 불안, 분양시장 위축,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등이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이런 변수들의 변화에 따라 집값이 다시 크게 오르거나 일시적으로 조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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