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뻑뻑하고 건조한 증상이 지속되는데 특별한 질환이나 환경 요인이 없을 때 흔히 놓치기 쉬운 원인이 있다. 바로 속눈썹 뿌리에 기생하며 사는 ‘모낭충(데모덱스)’의 과다 번식이다. 모낭충은 사람 대부분의 피부에 존재하는 미세 기생충으로 평소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피지 분비가 많거나 위생 관리가 부족한 환경에서 갑자기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안구건조증이 반복되거나 눈꺼풀 염증이 잦은 사람들은 속눈썹 뿌리에 기생하는 모낭충 감염 여부를 반드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모낭충은 속눈썹 뿌리에 숨어 피지를 먹고 산다
모낭충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기생충으로, 주로 눈꺼풀 가장자리의 속눈썹 뿌리 근처에 서식하면서 피지와 각질을 먹고 생활한다. 이 자체로는 큰 해가 없지만 문제는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피지선을 막고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성 피부, 메이크업을 자주 하는 사람, 클렌징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서 모낭충이 활발히 번식하게 된다. 눈가가 간지럽고, 이물감이 느껴지며, 아침에 눈곱이 자주 끼는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염증이 시작된 경우일 수 있다. 눈이 자주 뻑뻑하고 깜빡일 때 시림이 느껴진다면 단순 건조증이 아니라 모낭충이 원인일 가능성도 높다.
안구 건조증과 눈꺼풀 염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모낭충이 과다하게 증식하면 눈꺼풀 가장자리에 있는 마이봄샘이라는 기름샘을 막아버리게 되며, 이로 인해 눈물의 기름층이 깨지고 증발이 빨라지는 안구 건조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기름샘 주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속눈썹이 빠지거나 눈꺼풀이 부어오르는 ‘안검염’이 동반될 수 있다.
안검염이 반복되면 단순한 건조 증상을 넘어서 시야 흐림, 눈 통증, 빛 번짐 등 실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콘택트렌즈 사용자나 장시간 컴퓨터를 보는 사람은 눈물막 손상이 쉽게 발생하므로 모낭충 감염과 염증 증상을 빠르게 구별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렌징 습관과 눈 위생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다
모낭충은 특성상 피부 속에 숨어 있으면서 야간에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세안만으로는 제거하기 어렵다. 특히 눈 화장을 자주 하거나 속눈썹 연장, 마스카라를 반복 사용하는 사람들은 눈꺼풀 위생에 더욱 민감해야 한다. 예방법의 핵심은 ‘눈 전용 클렌징’을 통한 눈가 청결 유지다.
유아용 눈 전용 티슈나 무자극성 클렌징 제품을 이용해 눈꺼풀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닦아내는 습관이 모낭충 번식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클렌징 후 눈 주위를 따뜻한 물수건으로 덮어주는 것도 기름샘을 열어주고 피지 정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꾸준한 눈 위생 관리가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안과에서 모낭충 제거와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단순한 위생 관리로 증상이 해결되지 않거나, 이미 눈꺼풀 염증과 통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안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안과에서는 모낭충 감염 여부를 현미경으로 직접 확인한 후, 살충 효과가 있는 티트리 오일 성분의 점안제나 연고를 처방해 염증과 기생충을 동시에 치료하게 된다.
일부 병원에서는 전용 눈꺼풀 세정기로 피지선을 청소하는 시술을 함께 병행하기도 한다. 치료 후에도 위생 관리가 소홀해지면 재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이후에도 일상 속 청결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