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시간씩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며 산다.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나 근거리 초점 사용이 눈 건강에 해롭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눈에 해로운 생활 습관 중에서도 전문가들이 가장 강력하게 경고하는 것은 바로 ‘흡연’이다.
놀랍게도 흡연은 단순히 폐 건강뿐 아니라 눈에까지 광범위한 손상을 주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디지털 기기 사용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파괴적인 영향을 눈에 주기 때문에 눈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담배부터 끊는 것이 시작이다.
흡연은 망막을 직접 공격해 실명 위험을 높인다
흡연으로 인한 가장 치명적인 눈 질환은 황반변성이다. 황반은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해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부위로, 이 부위가 손상되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중심 시야가 아예 사라질 수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황반변성에 걸릴 위험이 2~4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특히 담배 연기 속의 니코틴, 타르, 산화물질 등이 망막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높이고 염증 반응을 유도해 세포 사멸을 촉진하게 된다. 이런 손상은 한 번 시작되면 되돌릴 수 없고 진행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
담배는 눈으로 가는 미세혈관을 막아 혈류 공급을 떨어뜨린다
눈은 신체 부위 중에서도 가장 정교하고 가느다란 모세혈관이 밀집돼 있는 기관이다. 그런데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 점도를 높이며 혈소판 응집을 유도해 눈으로 가는 혈류를 제한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망막, 시신경, 수정체 등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조직이 약해지고 병변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특히 흡연자는 당뇨망막병증, 시신경염, 녹내장 같은 진행성 질환의 회복 속도도 느리고 치료 반응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단순 시력 저하 문제가 아니라 눈 전체의 혈관 순환 기능이 마비되는 구조적 손상이다.
항산화 시스템을 무너뜨려 백내장을 조기에 유발한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한 대표적 눈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흡연은 이 과정을 앞당긴다. 담배에 포함된 활성산소와 독성물질은 수정체 안의 단백질을 산화시키고, 그 결과 투명해야 할 수정체가 흐려지면서 백내장이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흡연이 몸 안의 항산화 방어 체계를 약화시켜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특히 흡연자들은 비타민 C, 루테인, 아연 같은 항산화 영양소의 체내 농도가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회복력 자체가 떨어져 있다. 백내장이 일찍 시작되면 삶의 질은 물론 수술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예방이 최우선이다.
흡연은 눈물층을 파괴해 안구건조증도 심화시킨다
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눈이 뻑뻑하고 건조해지는 경험은 흔하다. 그런데 흡연은 이보다 더 깊은 수준에서 눈물의 질과 분비량 자체를 떨어뜨리는 문제를 일으킨다. 담배 연기 속 화학물질은 눈 표면의 점액층을 자극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눈물이 증발되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실제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안구건조증 진단률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으며, 특히 콘택트렌즈 사용자라면 눈 손상 위험이 더 커진다. 만성 안구건조증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각막염, 각막미란 등의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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