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전부터 대기 인원만 3만 명 이상
이벤트 종료 한 달 전 인기 품목 속속 품절
스타벅스 “예상보다 소진 속도 너무 빨라”

스타벅스가 매년 진행하는 e-프리퀀시(프리퀀시) 프로모션이 올해도 어김없이 ‘예약 전쟁’을 빚고 있다. 매일 아침 7시마다 증정품 예약을 위해 수 만명의 온라인 오픈런이 벌어지지만, 이내 일부 증정품은 조기 품절돼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일까지 진행되는 스타벅스 여름 프리퀀시 프로모션 증정품 중 6종의 재고가 일찌감치 소진돼 치열한 예약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한 프리퀀시 프로모션은 스타벅스의 대표 고객 사은 행사다.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마다 적립되는 프리퀀시 스티커를 총 17개 모으면 해당 시즌 한정 굿즈와 교환 가능한 이벤트다. 음료 한 잔 가격이 평균 6000원대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약 10만 원을 지출해 증정품과 교환하는 셈이다.
총액으로 보면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스타벅스만의 굿즈 희소성 때문에 매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10만원 가까이 돈을 들여 프리퀀시 미션을 완료해도 적은 물량 탓에 원하는 증정품 수령은 쉽지 않다. 올해 증정품은 패션 브랜드 라코스테와 협업해 ‘와이드 폴딩체어’, ‘멀티플백’ 등 10종이 마련됐다. 이벤트 기간 매일 오전 7시 예약을 시작하는데 예약 시간 전부터 대기 인원이 3만 명이 넘는다.

인기 증정품인 폴딩체어는 이미 6월 중순에 품절됐고, 재고소진 임박 공지가 줄줄이 뜨면서 먼 지점에 있는 상품을 예약 후 소정의 대가를 주고 대리 수령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중고거래 앱에서는 증정품을 되파는 게시글도 많아졌다. 리셀이 활발해지자 예약이 더욱 치열해져 소비자 불평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한국소비자원에 민원까지 넣었다. 스타벅스가 매년 반복되는 굿즈 물량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한정판 마케팅을 통해 판매를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평소에 사무실 내 커피머신을 사용하지만, 스타벅스 증정품을 받기 위해 약 두 달간 1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출했다. 겨우 프리퀀시를 모았지만 여러 번 도전에도 번번이 증정품 예약에 실패했다. 며칠이나 물량이 있는 지점을 수소문했지만 겨우 찾은 곳은 제주도 매장뿐이었다. 최 씨는 “행사 종료 한 달 전에 증정품이 품절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인기 상품으로 소비를 부추기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일부러 상품을 적게 뽑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프리퀀시 행사는 매년 스타벅스가 기획하는 연례 행사지만, 물량 부족 문제는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는 프리퀀시를 모두 모아도 재고 소진으로 증정품으로 교환하지 못한 경우, 무료 음료쿠폰 3장을 대체 지급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20대 여의도 직장인 오모 씨는 “증정품을 받기 위해 음료수를 꾸역꾸역 마셨는데, 조건을 채우면 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선착순 예약이었다”며 “스타벅스 측은 해마다 소비자 불만이 많은 데도, 달랑 음료 쿠폰 3장으로 무마하려는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기 행사이기에 스타벅스는 그동안의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해 충분한 물량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며 “사은품과 경품은 다르다. 사은 행사에서 기준을 채운 소비자에게 이른 재고 소진과 예약 경쟁으로 애를 먹이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스타벅스는 2021년 매장 오픈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결국 온라인 오픈런이란 부작용을 야기했다. 매년 트래픽을 모니터링하며 클라우드 서버도 증설했지만, 프리퀀시 프로모션 기간 잦은 서버 지연, 접속 오류 등을 막지는 못했다. 스타벅스 측은 지난해 대비 증정품 물량을 80% 이상 늘렸지만 일부 인기 품목에 예약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증정품을 제공하고자 예약 수량을 제한했지만, 증정 속도가 2배 이상 늘어났다는 것.
스타벅스 관계자는 “예약에 불편을 겪은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더욱 원활히 굿즈 증정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만들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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