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지는 단순히 귀를 보호하는 노폐물이 아니다. 귀에 있는 땀샘과 피지선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먼지, 세균, 이물질과 결합해 귀지로 배출되는데 그 색깔과 질감은 단순한 더러움을 넘어 몸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건강 신호를 반영한다. 실제로 귀지는 몸의 대사 상태, 감염 여부, 염증 반응, 심지어 스트레스 수준까지도 일정 부분 반영하는 생리적 부산물로 여겨진다. 따라서 자신의 귀지 색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면 이는 몸 어딘가에서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노란색 귀지는 건강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귀지 색깔은 밝은 노란색이나 연한 갈색이다. 이 색은 정상적인 귀지 분비와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노란 귀지는 적당한 유분과 단백질 성분이 섞여 있어 귀 안을 보호하고 세균 감염을 막는 일종의 천연 방어막 역할을 한다.

질감이 약간 끈적이거나 부드럽다면 이는 건강한 유선 활동과 피부 컨디션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개인에 따라 귀지 색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노란색에서 큰 변화가 없다면 대체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회색빛 귀지는 대기오염이나 미세먼지에 자주 노출된 상태일 수 있다
귀지에서 회색 톤이 돌고 건조한 조각 형태로 떨어지는 경우는 보통 외부 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을 때 나타난다. 특히 미세먼지, 대기오염, 흡연 등의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 먼지 성분이 귀지와 결합해 회색빛을 띠게 된다.

귀 내부에 있는 땀샘이나 피지선에서 분비되는 성분은 외부 공기와 접촉하면서 산화되는데, 이런 산화 반응이 누적되면 귀지가 마르고 변색되며, 때로는 귀 안 가려움증이나 각질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더러움이 아니라 호흡기와 피부가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간접적 신호일 수 있다.

붉은빛 귀지는 외상이나 염증, 심한 경우 중이염 징후일 수 있다
귀지에서 핏빛이 도는 경우는 절대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붉은색 혹은 갈색빛이 도는 귀지는 외부 충격이나 면봉 등의 자극으로 귀 안쪽이 긁히거나 출혈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통증이나 이명, 귀막힘 증상까지 동반된다면 중이염이나 외이도염 같은 염증성 질환이 진행 중일 수 있다. 감염이 원인일 경우 귀지에서 고름 같은 분비물이 함께 섞여 나오기도 한다. 이런 상태를 방치할 경우 청력 저하나 만성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검은 귀지는 산화된 피지와 스트레스 지표일 수 있다
귀지가 검게 변하는 경우는 피지의 산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됐을 때 주로 발생한다. 이는 주로 스트레스 과다, 수면 부족, 과도한 피지 분비로 인해 몸의 산화 스트레스가 올라갔을 때 나타난다. 검은 귀지는 외부 먼지와 섞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체내 대사과정에서 생긴 활성산소가 피지 성분을 빠르게 산화시키면서 짙은 색을 유발했을 가능성도 크다.

특히 냄새가 나거나 귀 안이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귀 안에 염증이 숨어 있거나 귀지가 너무 단단히 굳어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귀지가 검은색으로 반복적으로 나오는 경우는 단순 세정보다 건강 상태 전반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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