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철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눅눅함과 곰팡이 냄새는 단순히 불쾌함을 넘어서 건강까지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 이 시기에 실내 습도를 낮춰주는 제습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제습기의 원리와 사용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사용하면서 오히려 습도를 더 높이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특히 ‘창문을 열고 제습기를 틀면 공기가 더 잘 순환된다’는 생각은 제습기의 효과를 완전히 반감시키는 대표적인 오해다. 장마철 제습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네 가지 매뉴얼이 있다.

창문과 방문은 반드시 닫고 사용해야 한다
제습기는 실내 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이고 내부에서 응축시켜 물로 바꾼 뒤 배출하는 구조다. 이 과정을 반복해 실내 습도를 낮추는 것이 원리인데, 창문이나 방문을 열어둔 상태에서는 외부의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에 제습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마치 에어컨을 켜놓고 창문을 활짝 열어두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장마철 외부 습도는 80~90%에 달하기 때문에, 제습기는 끊임없이 외부 수분을 끌어들여 효율이 떨어지고 전기료만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사용 시에는 모든 창문과 방문을 닫고 밀폐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제습 대상 공간의 넓이에 따라 용량을 선택해야 한다
제습기의 성능은 ‘하루 몇 리터의 수분을 제거할 수 있느냐’에 따라 나뉜다. 예를 들어 10리터급 제습기는 약 20평 미만의 공간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하며, 넓은 공간에 작은 용량을 사용하면 제습 속도도 느리고 효과도 미미하다. 반대로 좁은 공간에 과도한 용량의 제습기를 사용하면 과도하게 공기를 건조시켜 호흡기나 피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제습기를 구입할 때는 자신이 사용할 공간의 크기를 기준으로 1리터당 약 2평 정도를 계산해 적정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같은 제습기라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효율이 완전히 달라진다.

제습 시간은 하루 2~4시간, 가장 습한 시간대에 집중해야 한다
하루 종일 제습기를 틀어두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는 전기료 부담은 물론 필요 이상의 건조함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실내 습도는 오전보다는 오후와 저녁 시간대에 가장 높아지기 때문에, 이 시간대를 중심으로 하루 2~4시간 정도 작동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특히 빨래를 실내에서 건조하거나 샤워 후 욕실 문을 열어둔 경우에는 제습기 가동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 반대로 실내 공기가 너무 뻑뻑하게 느껴질 정도라면 잠시 꺼두고 환기를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제습도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다.

물통은 매일 비우고 내부 필터는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제습기의 물통은 제습 효율만큼 빠르게 차오른다. 이 물을 제때 비우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하거나 악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제습기의 내부 부품에 영향을 줘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대부분의 제습기는 공기 중의 먼지와 함께 습기를 흡입하기 때문에 내부에 필터가 장착돼 있으며, 이 필터는 주기적인 청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제습 능력이 저하되고, 오히려 실내에 냄새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사용 설명서에 따라 정기적으로 필터를 세척하거나 교체해주는 것이 위생과 기능 유지에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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