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근경색은 심장의 혈관이 갑작스럽게 막히면서 심장 근육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는 응급 질환이다. 일반적으로는 가슴이 조여오는 극심한 흉통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흉통 없이 식은땀이나 극도의 불안감 같은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여성이나 고령자,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전형적인 흉통 없이 다른 증상들만 나타나는 ‘조용한 심근경색’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많아 조기 대처가 어렵다. 따라서 단순히 가슴 통증만을 심근경색의 기준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갑작스러운 식은땀은 심장이 보내는 위급 신호일 수 있다
식은땀은 단순한 긴장이나 스트레스 반응일 수 있지만, 심근경색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심장에 혈류가 차단되면 자율신경계가 급격히 활성화되며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반응해 식은땀을 흘리게 된다.
특히 이때 흘리는 땀은 피부가 축축해질 정도로 갑자기 흐르며, 운동이나 더위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경우 의심해야 한다. 이 증상은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땀이 비오듯 흐르는데 흉통이 없다 하더라도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감은 심장 기능 이상에서 비롯된다
심근경색을 겪는 환자 중 상당수는 갑작스럽고 설명할 수 없는 공포나 죽음에 대한 예감을 호소한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불안이 아니라, 심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며 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이다.
의식이 흐려지기 전 자율신경이 이를 감지해 극도의 불안감을 유발하며 심박수와 혈압에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본인도 이해할 수 없는 강한 불안을 느낀다면, 그것은 뇌가 위험을 직감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흉통 없이 위나 등 통증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심근경색은 반드시 명확한 흉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심장의 하부나 뒤쪽 혈관이 막힌 경우엔 통증이 위장 쪽이나 등의 통증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를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으로 오인하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실제로 미국 심장협회에서는 명치 부근의 묵직한 통증, 왼쪽 어깨나 등으로 퍼지는 둔한 통증도 심근경색의 주요 증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처럼 전형적이지 않은 증상일수록 더욱 주의가 필요하며, 증상 조합이 이상하다면 빠르게 응급실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여성이나 당뇨 환자는 비전형적 증상이 더 흔하다
여성이나 당뇨병 환자에게는 흉통 없이 구토, 오심, 현기증, 식은땀, 피로감 같은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이들은 통증에 대한 감각이 둔하거나 자율신경 기능이 약화돼 심장의 이상이 고전적인 방식으로 전달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응급 대응 시기를 놓쳐 심장 손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으며 사망 위험도 커진다.
의사들은 이 같은 환자군에 대해 흉통 외 증상을 포함한 전반적인 패턴으로 위험을 진단하려 하며, 환자 스스로도 이를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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