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날아온 운석 중 가장 큰 노스웨스트 아프리카(NWA) 16788이 소더비 경매에서 530만 달러(약 74억원)에 낙찰됐다. 농구공 2개를 합친 크기의 화성 운석에 이만큼 가치가 매겨진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무게 24.5㎏으로 지구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 중 가장 큰 NWA 16788은 수백만 년 전 화성에 충돌한 대형 천체에 의해 우주 공간에 방출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달 1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NWA 16788은 530만 달러에 주인을 찾았다.
해당 운석은 2023년 니제르 공화국에 속한 사하라 사막의 모래에 파묻혀 있었다. 화성에서 지구에 날아든 운석 중에서는 압도적인 크기로, 표면은 진한 붉은색을 띠고 외층이 유리질로 이뤄진 특이한 운석이다.

NWA 16788은 발견 직후 과학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운석의 최초 발견자는 과학적 분석에 협조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소유자가 바뀌면서 학자들은 혹시 분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이 운석에 70억 원 넘는 가치가 매겨진 이유는 화성 지질이나 역사를 파악하는 직접적인 증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크기도 커서 작은 운석에 비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호주 서던퀸즐랜드대학교 천체물리학자 존티 호너 교수는 “NWA 16788은 지구에서 발굴된 기존 최대 화성 운석보다 약 70%나 크다”며 “화성 운석 자체가 매우 희귀해 지금껏 확인된 것은 400개 미만이다. 대부분은 조약돌 크기여서 NWA 16788은 가치를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화성 운석은 화성에 소행성이나 혜성이 충돌해 비산한 암석이 오랜 세월 우주를 떠돌다 지구에 떨어진 것으로 대부분 백만~수십억 년의 나이를 자랑한다”며 “사하라 사막에서 익명의 운석 사냥꾼에 의해 회수된 NWA 16788은 지구 도달 경위나 연대 모두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지구에 낙하한 화성 운석의 연구에서 학자들은 다양한 정보를 얻어 왔다. 2023년 모로코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에서 다양한 유기화합물이 검출됐고, 지난해 운석 연구에서는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200개 이상의 화성 운석을 통합 분석한 연구에서는, 대부분이 화성의 불과 5개의 충돌 지점으로부터 방출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를 통해 학자들은 화성의 특정 지역의 지질이나 환경을 운석을 이용해 들여다볼 가능성이 제기됐다.

존티 호너 교수는 “NWA 16788에 엄청난 가격이 붙은 것은 과학자들의 분석으로 대단한 정보가 입수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물론 소유자가 허가를 해야 조사도 이뤄지게 되겠지만 화성의 비밀을 품은 대단한 돌덩이임은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지금까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로버들이 화성 표면을 조사했지만 샘플을 지구로 가져온 적은 없다. 더욱이 NASA의 화성 샘플 리턴 계획은 잠정 중단되고 말았다”며 “화성 샘플 회수는 중국이 2031년 이후 예정한 미션이 가장 빨라 NWA 16788의 값은 더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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