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 치료 후 며칠 동안 통증이 남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치료받은 부위 주변이 붓거나, 따가운 통증이 계속되며 음식 섭취가 어려울 정도라면 단순한 수술 후 통증이 아닐 수도 있다.
최근에는 치과 치료 이후 발생하는 국소적인 통증이나 자극이 사실은 면역계의 과민 반응, 즉 알레르기 반응이라는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금속, 마취제, 치과용 접착제 등 치과 치료에 쓰이는 다양한 물질들이 입 안 점막에 예기치 않은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치과용 재료는 ‘무해’하다는 인식, 절반은 착각이다
치과에서 사용되는 재료들은 대부분 ‘의료용’이라는 이유로 안전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소량의 금속, 레진, 라텍스, 아크릴계 물질 등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갖고 있다.
특히 은, 니켈, 크롬, 아말감과 같은 금속류는 인체에서 알레르기 접촉피부염과 유사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입 안은 점막으로 이뤄져 있어 피부보다 훨씬 흡수가 빠르고 민감한 부위이기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통증과 염증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국소마취제 알레르기도 드물지만 존재한다
국소마취제는 치과 치료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약물 중 하나다. 주로 리도카인(lidocaine)이나 아티카인(articaine)이 사용되며,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안전하다. 그러나 일부 민감한 체질의 경우, 마취 성분 또는 그에 포함된 방부제 성분(파라벤류, 메틸파라벤 등)에 면역 과민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마취 직후에는 큰 이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입 안이 붓거나 지속적인 작열감, 심한 이물감이 생긴다.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한 번 이상 반응이 있었다면 반드시 사전 고지를 해야 재노출을 막을 수 있다.

레진 접착제, 의외의 알레르기 원인으로 떠오르다
최근에는 충전물이나 임시 크라운 등에 사용되는 레진계 접착제나 복합 수지가 알레르기 반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성분은 고분자 화합물로, 경화 전 상태에서는 휘발성 단량체로 존재하며 입 안에서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다.
특히 접착제가 완전히 경화되지 않거나, 미세하게 침투된 잔여 성분이 점막과 장시간 접촉될 경우 점막염, 물집, 궤양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치료 후 이상 감각이 오래 지속되거나, 해당 부위에 반복적인 자극이 느껴질 경우에는 반드시 사용된 재료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

통증의 양상이 다르면 의심해야 한다
치과 치료 후 나타나는 일반적인 통증은 물리적 시술에 따른 염증으로, 통증의 범위가 국소적이고 시간에 따라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알레르기 반응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더 심해지거나, 붓기·작열감·잇몸 주변의 발적이 눈에 띄게 심해진다. 또한 해당 부위 외에도 혀나 입술에 감각 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처럼 ‘예상과 다른 경과’를 보일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 알레르기 검사나 감별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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