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스스로 올라타 편의점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물류 로봇이 중국에서 활약 중이다. 지하철 네트워크를 활용해 역에서 역으로 상품을 실어 나르는 물류 로봇은 전례가 없다.
중국 선전시 당국과 세븐일레븐은 2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달 14일부터 지하철에 배치돼 편의점 물품 재고 보충을 실시하는 자율형 물류 로봇을 소개했다.

이 로봇은 선전시 지하철 역내에서 운영되는 약 100개소의 세븐일레븐에 물품을 옮기기 위해 제작됐다. 물건 배송은 사람들이 몰리는 출퇴근시간을 피해 한가한 시간대에 이뤄진다.
자율형 로봇은 혼자서 이동하며 지하철을 타고 내린다. 엘리베이터도 척척 이용한다. 배송을 끝내고 나면 자동으로 귀환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하철역 내부의 편의점은 지상에 비해 물품 보충이 어렵다”며 “각 점포에 물건을 공급하는 데 드는 직원들의 노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로봇을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이 약 1m에 바퀴 4개를 장착한 로봇은 전면 디스플레이에 웃는 얼굴을 띄워 친근함을 준다. 물품은 몸체 내부에 수납하는데, 생각보다 넓어 박스 몇 개는 충분히 들어간다. 지하철역을 지정하면 자동으로 움직인다. 귀여운 외형 덕에 로봇을 마주하는 사람들은 신기한 듯 쳐다보거나 손을 흔든다고 세븐일레븐은 전했다.
로봇 도입으로부터 불과 1주일이 지났지만 편의점 직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로봇의 등장으로 인간이 수작업으로 하던 배달 업무가 아주 간편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이 상품을 실은 차량을 길에 잠시 주차하고 물건을 일일이 내린 뒤, 지하철 역사로 옮겨 편의점까지 운반하던 수고가 모두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지하철 이용자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이 로봇은 선전시에 뿌리를 둔 중국 부동산 업체 반케그룹의 자회사 VX로지스틱스가 제작했다. 이 업체는 물류 로봇 41대를 운용하고 있다. 로봇은 독자 섀시 시스템을 갖췄고 엘리베이터나 차량에 탑승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됐다. 세븐일레븐과 협업에서 드러나는 구조상의 개선 사항을 모았다가 향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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