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10년간 국내 소아비만률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체활동량이 급감하고 비대면 환경에 익숙해진 아이들 사이에서 체중 과잉 증가와 복부 비만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제는 이 시기의 비만이 단지 ‘살이 조금 찐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아기에 형성된 식습관과 활동 패턴은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대사질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직결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아이에게 어떤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할까?

‘먹는 시간’을 먼저 관리하세요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먹는 양이나 음식 종류에만 신경을 쓴다. 하지만 비만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요소는 ‘언제 먹느냐’다. 특히 밤 9시 이후의 간식 섭취는 성인보다 소화 능력이 낮은 어린이에게 체지방을 빠르게 축적시키는 요인이 된다.

하루 식사와 간식 시간대를 일정하게 고정하고, 취침 2시간 전 이후에는 어떤 음식도 먹지 않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비만 예방 전략이다. 또한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을 거르면 오전에 혈당이 떨어져 과도한 간식 섭취나 점심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식은 양보다 ‘구성’을 따져야 한다
간식은 칼로리보다 당류와 지방, 정제 탄수화물의 함량이 핵심이다. 설탕이 많이 든 음료, 가공 과자류, 시리얼바 대신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포함된 간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체중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그릭 요거트에 견과류 한 줌, 구운 단호박에 달걀 한 개 같은 조합은 혈당 급등을 막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킨다. 중요한 건, 간식을 ‘주는 시간’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무심코 TV 보면서 먹는 간식은 포만감 인식 없이 과잉섭취를 유도한다는 연구도 많다.

하루 1시간, 강도보다 ‘지속성’에 집중한 활동이 중요하다
소아 비만은 대부분 신체활동 부족과 좌식 생활 습관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운동을 시켜야 한다’는 강박은 아이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대신 놀이처럼 접근하는 활동을 매일 1시간 이상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학교 다녀와서 친구들과 줄넘기, 자전거 타기, 공놀이, 또는 가족과 함께 산책 같은 활동을 정기적으로 반복하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지고, 근육량이 유지되며, 지방 축적이 줄어든다. 특히 스크린 타임을 줄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아이에게 ‘체중’보다 ‘건강한 생활방식’을 인식시켜야 한다
부모가 “살 좀 빼야겠다”는 식으로 외형에 초점을 두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로 인해 폭식·편식·정서 불안으로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 체형보다는 ‘몸이 가볍고, 덜 피곤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습관’을 강조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이 스스로도 ‘내 몸을 돌본다’는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함께 식단을 계획하고 활동 시간을 정하는 등 참여형 건강관리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 이 방식은 장기적으로 자가조절력과 건강한 자기 이미지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만 유전자는 있어도, 습관이 그것을 바꾼다
유전적으로 부모가 비만인 경우, 아이에게도 체중 증가 경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유전적 영향보다 환경적 요인이 더 크다는 것이 학계의 일관된 결론이다. 특히 8세 이전에 건강한 식습관과 활동 습관을 들인 아이는, 성인이 되어도 날씬한 체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어릴 때부터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탄산음료·패스트푸드 섭취 빈도가 높다면, 대사 시스템 자체가 불균형하게 형성되며 성인 비만 확률도 높아진다. 습관은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오늘 하루의 간식과 저녁 시간에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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