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양산 없으면 못 나가요.”
“요즘은 남자들도 양산 씁니다, 땀나는 것도 줄고 너무 좋아요.”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거리에서 양산을 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자외선을 막고, 체감온도도 낮춰주며, 얼굴 노화 방지에 효과적이라며 ‘양산 필수론’이 떠오른 지 오래다.
그런데 이런 양산이 오히려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심지어 머리 어지럼증, 눈의 피로, 그리고 특정 신경통을 불러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가 ‘양산’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양산이 ‘두통’을 유발한다고?
언뜻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그늘을 만들어주는 양산이 오히려 머리를 아프게 한다니?
하지만 그 원인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바로 ‘양산의 잔광 반사’ 때문이다.
양산은 자외선을 막기 위해 대부분 검정색, 진회색, 은색 코팅 처리가 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UV 차단 기능이 뛰어난 양산일수록 반사율이 높고, 눈에 보이지 않는 빛(자외선+적외선+눈부신 잔광)이 얼굴 주변으로 퍼지게 된다.
문제는 이 반사된 빛이 지속적으로 얼굴과 눈, 이마 신경을 자극하게 되면 편두통 유발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시력이 약하거나 눈 피로가 심한 사람, 평소 두통이 잦은 사람에겐 이 잔광이 도리어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머리 아프고, 눈 피곤하고, 왜 이런가 했더니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양산을 쓴 채 걸으면 유독 머리가 지끈거린다
양산을 쓴 날,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무겁다
평소보다 땀은 덜 나지만 두피가 더 뜨겁게 느껴진다
이마 주변이 욱신거리는 편두통이 자주 온다
이는 자외선 자체보다는 양산 내부에서 반사된 열광과 빛이 얼굴로 모이는 구조 때문일 수 있다.
특히 눈 밑, 관자놀이, 이마 중앙 등 ‘광수용체’가 밀집된 부위는 이 영향을 더욱 민감하게 받는다.

UV 차단이 강할수록 오히려 ‘반사’는 더 강해진다
많은 소비자들이 자외선 차단율이 높은 양산일수록 더 안전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UV 99% 차단 양산은 대부분 알루미늄 섬유나 금속 코팅 처리가 되어 있어, 햇빛을 반사시키는 구조다.
이 반사된 빛은 ‘양산 안쪽’으로 퍼지면서 얼굴과 눈을 자극하게 된다.
그늘 아래에 있는데도 눈이 시큰한 이유,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양산 아래에서 휴대폰을 보는 습관도 빛 반사를 증폭시키는 원인이 된다.
스마트폰 액정에 양산 반사가 더해져 눈에 강한 피로를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다.

한국형 ‘양산 피로 증후군’?
재미있는 건, 이런 증상이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유독 많이 보고된다는 점이다.
이는 강한 햇빛뿐 아니라, 양산 사용 빈도, 도시 내 빛 반사 환경(건물 유리창, 아스팔트 등)이 맞물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의학적으로도 “광열(光熱)이 머리로 몰릴 경우 기운이 위로 치솟고, 열두경락 중 족양명위경과 독맥이 자극돼 두통과 어지럼증을 유발한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양산의 안쪽 색깔을 확인하자
양산 내부는 가능한 한 ‘짙은 회색이나 무광 처리된 블랙’이 좋다.
은색, 흰색, 반사 코팅이 있는 양산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눈과 머리에 부담이 덜하다.
2. 30분 이상 사용은 피하고, 중간중간 접어준다
장시간 양산을 쓰기보다는, 그늘이 있는 곳에선 접어서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3. 선글라스와 병행해 사용하기
눈 피로를 줄이기 위해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함께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너무 좁은 양산은 피하기
양산이 작아 얼굴 가까이 위치하게 되면 반사 각도가 더 예민해질 수 있다.
넉넉한 사이즈의 양산을 선택해 빛과 얼굴의 간격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5. 물 자주 마시고, 뒷목 식혀주기
빛에 의한 편두통은 체온 상승과도 관련이 있다. 외출 후엔 찬 수건으로 뒷목을 식히고,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마셔 순환을 도와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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