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을 그냥 쓰지 말고 ‘물에 담궈라’?

우리가 평소 쓰는 새우젓은 대개 오래 숙성돼 있어 염도가 높고 향도 강하다.
그런데 이걸 물에 잠깐 담가두기만 해도, 염도는 낮아지고 숨겨진 감칠맛은 우러나오게 된다.
바로 그 물, 일명 ‘새우젓물’이 다양한 요리의 밑간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새우젓을 그냥 건져서 쓰는 대신,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물에 담그면 활용도가 훨씬 넓어진다.

새우젓물, 이렇게 만들어요
깨끗한 유리병에 새우젓 한 큰술을 넣는다
찬물 또는 미지근한 물 200~300ml를 붓는다
5분~10분 정도 그대로 두었다가 살살 저어준다
고운 체나 면포로 한 번 걸러준다 (새우 건더기는 따로 보관)
냉장 보관 후 2~3일 이내 사용
이렇게 만든 새우젓물은 짠맛은 줄고, 은은한 해산물의 감칠맛은 그대로 남는다.
조미료를 줄이고 싶은 요리나, 자극 없이 맛을 내고 싶은 국물 요리에 특히 적합하다.

어디에 활용하면 좋을까?
1. 된장찌개나 미역국 밑간
간장을 쓰는 대신 새우젓물을 살짝 넣으면 더 깔끔하고 풍미 깊은 국물이 완성된다.
특히 미역국에 넣으면 소고기 없이도 깊은 맛이 난다.
2. 나물 무침 밑간용
시금치나 고사리 나물을 무칠 때 소금 대신 새우젓물을 살짝 뿌리면, 감칠맛이 더해지고 나물의 씁쓸한 맛이 부드러워진다.
3. 반죽 요리에
부침개나 전 반죽에 새우젓물을 넣으면 별도 조미료 없이도 맛이 살아난다.
간을 따로 맞출 필요 없이 바삭하고 풍미 있는 전이 완성된다.
4. 유아식·저염식 대체 조미수
직접 만든 조미료 대신 새우젓물을 묽게 희석해 사용하면, 짠맛은 줄이고 깊은 맛을 낼 수 있어 간단한 이유식이나 노인식에도 응용 가능하다.
5. 해장용 따뜻한 물로
전날 속이 더부룩한 날, 따뜻한 물에 희석한 새우젓물을 한 컵 마시면 속을 달래주는 데도 효과적이다.

새우젓물, 생각보다 좋은 이유
감칠맛은 남기고 염분은 줄였다
새우젓 특유의 감칠맛 성분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물에 우려내면 그대로 남는다. 반면 염도는 희석되어 부담이 적어진다.
천연 발효수로 장에도 좋다
오래된 새우젓에는 자연 발효된 유산균도 포함돼 있어, 물에 우러나온 발효 성분이 장내 환경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음식이 ‘덜 짜고 더 맛있는’ 방향으로 바뀐다
특히 짠 음식을 줄이려는 중년층이나 어린이 식단 조절 중이라면 훌륭한 대체 양념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은 주의하세요
직접 만든 새우젓물은 반드시 냉장 보관
하루 이상 상온에 두면 쉽게 발효가 진행되어 산패될 수 있다.
가능한 한 당일 또는 이틀 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재활용은 피하기
한 번 우려낸 새우젓물은 다시 쓰지 말고, 남은 새우는 볶음밥, 무침 등에 따로 활용하자.
염도가 걱정될 경우 두 번째 물을 사용
처음 우린 물은 농도가 높을 수 있으니, 한 번 더 물을 부어 우려내는 것도 방법이다.

냉장고 구석에 늘 자리하고 있던 새우젓.
그동안 찌개에만 넣어왔던 익숙한 재료를, 이렇게 물에 담그는 것만으로도 전혀 새로운 맛의 세상이 열릴 수 있다.
조미료보다 덜 자극적이고, 국물보다 더 풍부한 깊이감.
그 한 잔의 ‘새우젓물’이 부엌의 분위기를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쉬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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