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어떤 차이가 생길까? 단순히 병을 빨리 발견하는 차원에서 끝나는 것일까? 최근 국내외 다수의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은 한결같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만으로도 전체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줄어든다. 실제로 국내 건강보험공단 자료 분석에 따르면 건강검진을 매년 받은 사람은 사망률이 최대 23%까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조기 진단을 넘어, 건강 인식과 행동 변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복합적 결과다.
조기 발견은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대부분의 암, 심혈관 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통증이나 이상 징후가 나타났을 땐 이미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반면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된 질환은 치료 가능성도 높고, 치료비 부담도 적다.
특히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은 조기에 발견했을 때 5년 생존율이 90%를 넘는다. 이런 수치는 진단 시점이 생존율에 얼마나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건강검진은 이 ‘시점’을 당기는 유일한 수단이다.
질환의 위험요인을 ‘무증상’ 상태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은 모두 ‘조용한 살인자’로 불린다. 증상이 거의 없지만, 심혈관계 질환이나 뇌졸중, 심장마비 같은 급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 건강검진은 이런 질환의 전단계 혹은 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공복혈당이나 혈압 수치가 정상 범위를 살짝 벗어난 단계에서 미리 개입하면, 약물 없이 식습관과 운동만으로도 상태를 되돌릴 수 있다. 이런 조기 개입이 결국 만성질환으로의 진행을 차단하고, 장기적 사망률까지 낮추는 기반이 된다.
검진을 받는 사람은 건강 인식과 행동 수준도 달라진다
건강검진을 자주 받는 사람일수록 흡연율이 낮고, 운동 실천률이 높으며, 정기적인 식생활 관리를 한다는 통계가 있다. 검진 그 자체가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인식하는 경험’이 행동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건강검진 수검자 중 혈압이나 간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한 사람들은, 그 직후 금주율과 채소 섭취량 증가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작은 행동 변화의 누적이 질병 예방과 사망 위험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검진을 받지 않는 이유는 질병보다 두려움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건강검진을 기피하는 이유는 ‘혹시 나쁜 결과가 나올까 봐 두렵다’는 심리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질환은 진단보다 치료가 더 어렵고 부담스럽다. 오히려 상태를 모른 채 생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위험할 수 있다. 또, 검진 항목 중 일부는 정밀도 높은 초음파·내시경·혈액검사로 구성돼 있어, 1년에 한 번만 챙겨도 상당한 건강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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