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김밥이나 샌드위치, 샐러드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챙기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소를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경우도 많다. 그중 새싹채소는 크기가 작고 향도 자극적이지 않아 활용도가 높고 보기에도 신선해 보인다. 하지만 이 새싹채소가 ‘미리 만들어 두는 도시락’에서는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보관 과정에서 세균이 빠르게 증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처럼 기온이 높은 날에는 단 몇 시간 사이에도 새싹채소가 상하면서 식중독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새싹은 다른 채소보다 세균 번식 속도가 빠르다
새싹채소는 일반 채소보다 조직이 연하고 수분 함량이 매우 높다. 또 발아 초기의 식물 특성상 외부로부터의 방어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세균에 더 쉽게 노출된다. 특히 콩나물, 무순, 브로콜리 새싹처럼 수경재배 방식으로 키운 채소는 뿌리와 줄기 사이에 수분이 오래 머물러 있기 쉽다.

이 상태에서 미생물이 번식하면 채소 자체는 큰 변화 없이 보이지만, 입 안에 들어가면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새싹채소는 장출혈성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감염 사례가 과거 여러 차례 보고된 적도 있다.

도시락 보관 온도와 새싹의 위험한 조합
새싹채소가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세균 번식 가능성뿐만 아니라, 도시락 보관 환경과의 상성에서도 문제가 된다. 대부분 도시락은 실온에 수 시간 보관되거나 냉장 보관 후 다시 실온으로 이동된다. 이 과정에서 온도가 20도 이상만 유지돼도 세균 증식 속도는 급격히 빨라진다.

특히 습기가 남아 있는 새싹에 김밥이나 샌드위치 속 재료가 맞닿으면 미생물 환경이 이상적으로 조성돼 오염이 가속화된다. 냉장고 안이라 해도 4도 이상에서는 새싹의 신선도가 빠르게 저하되고, 채소 조직이 물러지면서 냄새나 점액이 발생할 수 있다.

씻었다고 안전한 것도 아니다
새싹채소를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도 세균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어렵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채소 표면뿐 아니라 줄기 속, 혹은 상처 부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집에서 새싹채소를 키운 경우에는 재배 중 외부 오염 요소가 통제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일부 새싹류는 ‘세척 후 생식용’으로 분류되어 있어 식중독 위험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도시락에 넣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새싹채소는 되도록 즉석 식사에 활용하고, 장시간 외부 보관이 필요한 도시락에는 넣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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