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숭아는 수분 함량이 높고 당도가 높아 여름철 갈증 해소에 탁월한 과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식이섬유와 비타민 C가 풍부하고, 베타카로틴과 폴리페놀 등의 항산화 성분이 함유돼 있어 피부 건강, 면역력 강화, 노화 예방에 이로운 과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처럼 건강한 과일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복숭아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과일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신장 기능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칼륨 함량이 높은 복숭아, 신장 질환자에게는 부담
복숭아 1개(약 200g)에는 대략 285mg 이상의 칼륨이 들어 있다. 일반적인 성인에겐 이 정도의 칼륨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이 수치가 상당히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 칼륨은 우리 몸의 전해질 균형과 심장 박동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신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여분의 칼륨을 걸러내지 못해 혈액 내 칼륨 수치가 높아진다.

이는 고칼륨혈증으로 이어져 부정맥, 심장 마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복숭아뿐만 아니라 바나나, 감자, 토마토 등 칼륨 함량이 높은 식품은 만성 신장 질환자가 특히 주의해야 할 식재료다.

신장 기능 저하된 사람은 수분 함량도 조심해야 한다
복숭아는 100g당 약 89g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는 수분 많은 과일이다. 일반적으로 수분은 몸에 좋은 성분이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체내 수분 조절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수분 섭취는 오히려 부종이나 고혈압, 심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부전 환자의 경우, 의사의 처방 없이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은 오히려 치료의 균형을 깨트릴 수 있으며, 복숭아처럼 단맛이 강한 과일은 인슐린 조절에 영향을 주기도 해 당뇨 합병증이 있는 신장 환자에게는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결국 신장 기능이 나쁜 사람에겐 과일의 수분조차 제한 요인이 된다.

복숭아의 과당과 산성 성분이 체내 대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복숭아에는 천연 당분인 과당이 다량 포함돼 있다. 과당은 대사 과정에서 간과 신장을 동시에 자극하며, 특히 신장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는 체내 요산 수치를 높이고 산성 환경을 유도할 수 있다. 만성 신부전 환자는 체내 산염기 균형을 맞추는 능력이 저하돼 있어, 산성 식품 섭취가 많아지면 피로감, 근육통,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복숭아에 들어 있는 자연 유기산도 이러한 산성 부하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미 산성 체질이 우려되는 환자라면 복숭아 섭취량을 의식적으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장이 건강한 사람도 ‘무제한 섭취’는 피하는 게 좋다
복숭아가 수분, 비타민, 섬유소가 풍부하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설사나 복통이 잦은 사람, 혈당 조절이 어려운 사람, 그리고 신장이 약한 사람에겐 복숭아가 단순한 간식이 아닌 ‘조절이 필요한 식품’이 될 수 있다. 칼륨, 과당, 수분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장 건강에 문제가 없다 해도 복숭아를 한 번에 과도하게 섭취하는 습관은 피하고, 하루 1개 이내로 제한하거나 다른 과일과 번갈아 가며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 후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복숭아를 먹는다면 전해질 균형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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