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쇼쿠(washoku)는 일본의 전통 가정식으로 밥, 국, 채소 반찬, 생선 또는 두부 등의 단백질, 절임류로 구성된 균형 잡힌 식단을 말한다. 외식이나 가공식 중심의 식사에 비해 영양소가 조화롭고, 식재료의 자연적 맛을 살려내는 데 중점을 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전통식이 우울감과 불안 증상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정신건강에 중요한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B군, 미네랄, 아미노산 등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어 뇌신경전달물질의 균형 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와쇼쿠의 핵심, ‘발효식품’이 장내세균을 건강하게 만든다
와쇼쿠는 된장, 낫토, 간장, 식초 등 다양한 발효 식품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발효 식품은 유산균과 효소가 풍부해 장 건강을 직접적으로 개선시켜 주며,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은 ‘제2의 뇌’로 불릴 만큼 세로토닌 등 기분 조절 호르몬의 생산에 관여하며, 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우울감과 불안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발효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염증 수치를 낮추고 장 기능을 개선해 결과적으로 뇌 건강에도 이롭다. 와쇼쿠가 단순한 전통식이 아닌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자연 식재료 중심의 조리법이 염증 반응을 줄인다
와쇼쿠는 튀김이나 기름진 음식보다는 삶고 굽는 방식의 조리를 선호하며, 채소의 본래 색과 질감을 해치지 않도록 조리한다. 이는 염증을 유발하는 고지방, 고당 식단과는 반대되는 접근이며, 특히 염증 반응이 우울증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뇌 속 염증은 세로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데, 와쇼쿠는 이러한 염증 경로를 억제하는 항산화 식품이 중심이 되어 있다. 다양한 색깔의 채소, 해조류, 생선 등의 식재료는 항산화 물질과 오메가-3가 풍부해 신경세포 보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식사의 ‘형식’ 자체가 가족의 정서적 안정을 만든다
와쇼쿠는 ‘1汁3菜’라는 기본 구성에 따라 정갈하고 정성스러운 방식으로 식사가 차려진다. 이는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식사 자체가 하나의 의식’처럼 여겨지며, 음식을 통한 가족 간 소통과 안정감을 유도한다. 우울증은 외로움이나 단절된 관계에서 더 깊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가족이 함께 식탁에 앉아 따뜻한 밥과 국, 반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일본 내 고령층이나 1인가구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도 와쇼쿠 스타일로 식사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정서적 안녕감이 높다는 결과가 확인된 바 있다.

조미료보다 ‘국물과 재료 맛’에 집중해 뇌 피로를 줄인다
와쇼쿠는 자극적인 조미료보다는 다시마, 가쓰오부시, 버섯 등을 우려낸 육수의 깊은 맛으로 요리를 완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뇌에 지속적으로 전달되는 자극을 줄여 감각 피로를 완화하는 데 유리하다. 특히 화학 조미료나 지나치게 단 음식은 혈당 변동을 유발해 기분 기복을 심화시킬 수 있는데, 와쇼쿠는 이러한 요인의 노출을 최소화한다.

또한 느긋한 식사 속도와 담백한 맛은 뇌에 ‘안전하고 안정된 상태’라는 신호를 보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정제된 자극이 아닌 자연의 식감과 향은 오히려 신경계의 과민 반응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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