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박물관에 보존돼 온 화석이 실은 하나였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합쳐진 화석을 분석한 학자들은 쥐라기 신종 파충류임을 알아냈다.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NHML)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젠켄베르크자연사박물관(SNHM)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Zo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최신호에 신종 고대 파충류 스페노드라코 스칸덴티스(Sphenodraco scandentis)를 소개했다.
스페노드라코 스칸덴티스는 훼두목 또는 옛도마뱀목의 조상으로 생각된다. 화석은 원래 하나였다가 대략 90년 전, 누군가에 의해 둘로 나뉜 뒤 각각 팔린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두 화석은 서로 너무 닮은 것을 의심한 고생물학자가 우연히 대조에 나서면서 정체가 드러났다. 더욱이 화석은 약 1억4500만 년 이상 전 쥐라기 후기에 생존한 신종 파충류로 파악됐다.
NHML 마크 존스 연구원은 “이번 발견은 세계 각국의 박물관에 학자들의 착각으로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신종 화석이 더 많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런던과 프랑크푸르트 두 박물관에서 각각 접한 파충류 화석이 대단히 닮은 것을 의심한 우리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 생물은 트라이아스기(삼첩기)부터 백악기까지 번성한 훼두목의 동료로 보인다”며 “스페노드라코 스칸덴티스는 긴 다리와 길쭉한 발가락, 짧은 몸통이 특징으로 현재의 브롱코셀라(갈기숲도마뱀)속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신종의 신체 구조가 수상생활에 적응한 결과라고 봤다. 이 생각이 맞는다면, 스페노드라코 스칸덴티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 중 가장 오래된 수생 훼두목일 가능성이 있다.
스페노드라코 스칸덴티스의 화석은 독일 남부 졸른호펜 석회암층에서 대략 200년 전 발굴됐다. 이곳은 쥐라기 후기의 양질의 화석이 자주 나오는데, 태고에는 아열대 바다에 떠 있는 섬들로 여겨진다.
마크 존스 연구원은 “해당 지층에서 나온 화석들은 아직 분류되지 않은 표본도 많고, 그것들이 신종일 가능성도 있다”며 “200년 전 발굴된 화석이 이번에 준 가르침은 향후 고생물 연구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