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월세 사는 직장인들 “1달에 월세만 기본 200만원이” 넘는 이유

해시태그 2025.07.26 조회수

“집주인에 月 200만원”…상계동 직장인들 한숨, 서울 월세 시대 본격화

상계동 월세 200만원, 현실이 되다

2025년 여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84㎡(국민평형) 아파트의 월세가 보증금 5,000만원 수준에 200만원을 기록하며, 직장인들과 실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최고조에 달했다. 최근 상계불암대림, 창동 주공19단지 등 서울 외곽에서도 보증금이 낮은 매물의 월세가 200만~290만원에 이른다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며, ‘월세 200만원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높은 월세에 시달리는 주민들은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월세로 보낸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토로하고 있다.

주요 변화 원인: 전세의 월세화와 대출 규제

최근 고가 월세 확산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전세 제도의 약화다. 정부의 6·27 대출 규제와 전세대출 보증 축소 조치로 보증 기관이 임차인 대신 전액 상환하던 보증 비율이 80%로 낮아지면서, 임차인들의 부담이 커졌다. 자금력이 넉넉지 않은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줄이고 대신 높은 월세를 선택하는 반면, 임대인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월세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로써 서울 주요 외곽지역조차 ‘전셋집’보다 ‘월세집’이 대세로 바뀌고 있다.

월세 비중 사상 첫 60% 돌파…서울 64%가 월세살이

2025년 상반기 기준, 서울 주택 임대차 거래의 63.7%가 월세다. 이는 2020년까지만 해도 전세 우위였던 시장 흐름이 불과 4년여만에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다가구·연립·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택의 월세 비중은 74.9%까지 치솟았고, 저금리·규제·전세사기 등 복합 요인이 월세 전환을 가속했다. 특히 전세반환보증보험 조건이 강화되고, 전세사기 등 부작용이 이어지면서 “아예 월세로 가자”는 실수요자들이 견실하게 늘고 있다.

월세 폭등, 그 뒤의 구조적 문제들

금리 인상과 주거비 부담

전세대출 금리가 급격히 올라, 예전처럼 ‘갭’을 최대한 키워 전세를 찾는 수요가 줄고 있다. 임대인은 금리 상승분을 월세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세입자는 매달 부담해야 하는 월세를 감당하기 위해 소비와 저축에서 모두 긴축을 하고 있다.

공급 부족·입주 절벽

신규 입주 물량이 2023년 22만 가구에서 2025년 12만 가구로 급감하며, 아파트는 물론 소형 주택까지 시장에 나오는 매물 자체가 부족하다. 임대인은 자연스레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월세 전략을 선호하게 됐다.

전세사기 및 불안감

전세사기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아예 전세를 기피하거나, 반전세(보증금 100만~1,000만원 + 높은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가 증가했다. 반전세 역시 사라지고, 소위 ‘순수 월세’가 한국 임대시장 표준이 돼가고 있다.

중산층·청년층의 내 집 마련 길 더 멀어져

통계청에 따르면 직장인 평균 월급이 363만원, 중위소득이 278만원 수준인데 월세 100만~200만원을 내다보니 저축 여력이 급속히 나빠진다. 전문가들은 전세 세입자의 주택 구매율이 50%인 반면, 월세 세입자는 10%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한다. 결국 월세 확산은 장기적으로 집값 하락 효과 대신 ‘내 집 마련 세대 상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다.